퇴근했는데, 왜 또 모여요? 

뜨개·보드게임·풋살로 뭉치는 채널팀 소모임 이야기

앨리스 • HR Generalist

  • 컬쳐

열정적으로 일하고, 열정적으로 노는 사람들

채널팀에는 "이런 거 누가 만들어주면 안 되나?" 대신 "이거 같이 할 사람?"하며 먼저 손을 드는 사람들이 있어요.

좋아하는 게 생기면 누구 허락을 구할 것도 없이 채널에 글 하나 올리고, 이모지로 사람을 모으고. 그렇게 모임이 만들어져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저 하고 싶어서요.

낮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일하다가, 퇴근하고 나면 코바늘을 쥐고, 보드게임 카드를 펼치고, 풋살화 끈을 묶는 사람들. 잘 일한 만큼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그 시간을 '회사 동료'와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에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열정적으로 모임을 굴리는 멤버 — 뜨개질 모임의 이즈와 티모, 보드게임 모임의 갬빗, 풋살 모임의 케빈 — 을 만났어요. 퇴근하고도 또 보고 싶은 채널팀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채널팀이 노는 법은 무엇인지 소개하겠습니다.

🧶코바늘로 채널팀에 귀여움 퍼뜨리기 - 뜨개질 모임

이즈(왼쪽), 티모(오른쪽)

이즈와 티모는 채널팀 개발자예요. 낮에는 코드를 짜다가, 퇴근하면 코바늘을 쥐고 채널 곳곳에 '귀여움'을 퍼뜨리는 두 사람이죠. 코바늘 하나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동료를 뜨개의 세계로 데려왔는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키링 선물에서 시작된 모임

채널팀 뜨개 모임에서는 코바늘 원데이 클래스를 열거나, 각자 뜨고 싶은 걸 같이 뜨는 시간을 가져요. 사실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뜨개질에 진심이던 저희가 직접 만든 키링을 동료들한테 하나씩 선물했는데, "나도 배우고 싶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원데이 클래스 해볼까요?" 하고 가볍게 연 게 시작이었어요.

원래는 딱 한 번 하고 끝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지금은 거의 정기 모임처럼 자리를 잡았어요. "다음 거 언제 열어주세요?" 하고 먼저 물어보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이모지 하나면 입장 완료

운영은 느슨해요. 동아리장도, 가입 절차도 없어요.

채널에 날짜 투표를 올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날에 진행하는데, 참여하고 싶으면 이모지 하나만 찍으면 끝이에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준비물은 하나도 안 사셔도 돼요. 실이랑 바늘은 저희가 다 빌려드리거든요! 실도 워낙 많아서 배색까지 색깔별로 골라 가실 수 있을 정도예요.

처음 해보는 분들도 마음 편하게 와서, 한 번만 참여해도 직접 만든 작품을 들고 가실 수 있어요.

바쁠수록 더 모이고 싶은 이유

일이 바쁜데 왜 퇴근하고까지 모임을 여냐구요?

오히려 이 시간이 있어서 바쁠 때 더 달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티모: 뜨개를 정말 좋아하는데 같이 뜰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게 늘 아쉬웠거든요. 회사에서 함께 뜨면 혼자 할 때보다 속도도 나고 훨씬 즐거워요. 무해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번 일도 빨리 끝내고 또 같이 놀아야지" 하는 원동력이 생기고요.

이즈: 내향적인 편인 저에게도 회사 소모임은 접근성이 참 좋은 공간이에요. 처음 입사하면 모든 게 새롭고 긴장되는데, 소모임으로 말을 트고 나면 그때부터 회사가 편해지기 시작하거든요. 동료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그냥 지나가다가 한 번씩 대화만 나눠도 스트레스 레벨이 확 낮아져요.

낮엔 프로페셔널, 모임에선 반전 매력

낮엔 막힘없이 설명하던 전문가들이, 모임에선 작은 뜨개 인형 하나를 붙잡고 "선생님 이거 어떻게 해요~" 하고 손을 들어요. 그 모습이 어찌나 무해하고 귀여운지요. 업무로만 만났던 분들의 반전 매력을 보면 인류애가 채워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 멤버도 몇 명 있는데요. 운동을 좋아하시고 카리스마 넘치는 테토남이신데, 뜨개질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하셨어요. 힘들어하면서도 끝까지 배우고 다음 수업에 또 와서 복습하는 모습에서 반전 매력을 느꼈어요. 클래스에서 만드셨던 네잎클로버 키링이 한동안 자리에 놓여 있었죠.

학생들과 함께 하는 해커톤 때는, 멘토로 간 채널 개발자분들이 밤샘 대기를 하면서 다 같이 뜨개를 한 적도 있어요. 손에 땀이 나서 네잎클로버가 젖을 정도로 열중하시더니, 나중에는 결국 실이랑 바늘까지 사서 하시더라고요ㅎㅎ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접점이 거의 없던 멤버가 모임에 참여하면서 안면을 텄는데, 공교롭게 그 후에 같은 팀으로 일하게 된 거예요! 덕분에 새롭게 바뀐 팀에 적응하는 것도 훨씬 수월했고, 지금은 점심시간에 같이 뜨개를 뜨는 사이가 되었어요. 한 번도 협업 안 해본 사람과는 처음 맞춰가는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소모임에서 안면을 튼 사람과는 그 과정이 스르륵 넘어가요. 이게 회사 소모임의 순기능이지 않을까요?

오늘부터 당신도 뜨개인!

가입 조건은 딱 하나, 뜨개를 해보고 싶은 마음. 실력은 상관없어요.

수요조사 날짜에 이모지만 누르면 되고, 한 번도 대화 안 해본 사이여도 좋아요.

원데이 클래스에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칠판 보고 영상 틀고 편하게 시작하면 되거든요.

욕심으로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열고 싶고, 나중엔 저희가 안 열어도 점심시간을 활용한 '모각뜨(모여서 각자 뜨개질)'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뜨개 모임은?

이즈: 내향인이 뜨개 친구를 만드는 법

티모: 채널 사람들의 반전 매력을 발견하는 말랑한 시간

회사에 보드게임 50개가 있다고요? - 보드게임 모임

갬빗도 채널팀 개발자예요. 컴퓨터공학과 출신이지만, 화면 안보다 화면 밖에서 사람들과 직접 부대끼는 재미를 발견한 사람이죠. 회사에 보드게임을 50개 넘게 들여놓은 장본인이기도 하고요.

보드게임 마스터 갬빗이 운영하는 보드게임 모임을 소개할게요!

50개 넘는 보드게임을 회사에 들인 사람

보드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이면 초보든 고수든, 재밌게만 하면 되는 모임이에요.

보통 금요일 저녁 7시 반쯤 빈 회의실을 잡고, 게임 테마에 맞는 BGM을 틀어놓고 해요.

해적 테마의 게임이면 캐리비안 해적 BGM을 트는 식이죠. 가벼운 게임부터 '듄', '르아브르'같은 전략 게임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요. 요즘은 온라인 마작이랑 체스 클래스도 곁들이고 있어요.

시작은 저의 플렉스였는데요💵 2024년에 큰 보드게임 행사에 다녀오면서 벼르던 게임을 20개 넘게 구매했어요. 양이 너무 많아서 회사로 배송시켰는데, 사무실에 다 못 들어와서 지하에서 동료들이랑 같이 낑낑대며 들고 올라왔어요. 그때 다들 저를 보고 "캐릭터 있는 사람이구나"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회사에 50개 정도의 보드게임을 가져다 뒀어요.

사람이 다양할수록, 게임은 더 재밌어져요

저는 면대면으로, 오프라인으로 뭔가 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보드게임은 그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요.

즐겁고, 친해지고, 오프라인이고. 솔직히 회사 사람을 퇴근하고 안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이해 못 하겠어요. 결국 사람 대 사람인데, 어디서 만났느냐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보드게임이 재밌으려면 다양한 사람이 많아야 해요.

나와 똑같은 사람만 여럿이면 그 재미를 못 느끼거든요. 게임을 하다 보면 "어떻게 저런 식으로 표현하지?" 싶은 순간이 나와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매력을 보는 게 진짜 재미예요. 채널팀엔 그런 다양한 사람이 꽤 많고요.

그래서 "아무도 안 모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없었어요. 나 포함 둘만 있어도 "상대방만 오면 고~"였고, 사람이 많으면 많은 대로 할 수 있는 게임이 있으니까요.

새벽 3시까지 계속되는 보드게임

제일 처음 다른 팀 멤버와 둘이 했던 게임이 생각나요.

끝까지 못 했지만, 그날 밤 12시에 사무실 불이 꺼진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르아브르'라는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멤버들과 밤부터 새벽 3시까지 했던 날도 있었고요.

6명의 멤버들과 '스컬킹'이라는 게임을 박장대소하며 했던 날도 잊을 수 없어요.

다른 멤버들과 게임을 하다보면 멤버들의 반전 매력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요.

평소에 굉장히 부드럽고 유순했던 멤버가 게임을 하면서는 "다 조용히 해, 쉿!" 하면서 판을 휘어잡더라고요. 각자 나름의 재밌는 모습을 숨기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초보도 고인물도, 일단 오면 됩니다

저는 사람을 정말 안 가려요. '보드게임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으면 누구든 OK예요.

한 번도 안 해봤어도 괜찮고, 고인물도 좋아요. 처음부터 룰을 다 설명하고 참가자 레벨에 맞춰 게임을 고릅니다.

오히려 새로운 사람, 우리와 다른 사람이 있을 때 더 재밌어요. 초보 환영이에요!

앞으로는 금요일 말고 다른 요일로도 유동적으로 열려고 하니 편하게 제안해 주세요.

요즘은 보드게임을 '하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거기 관심 있는 분들도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ㅎㅎ

나에게 보드게임 모임은?

어떤 미친 짓을 해도 괜찮은 곳이다.

영하 10도에도, 밤 10시에도 공을 차요 - 풋살 모임

케빈은 세일즈팀에서 SDR(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로 일하고 있어요.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직무답게, 풋살장에서도 사람들을 가장 먼저 불러 모으는 사람이죠.

열정적인 사람들이 가득 모인 풋살 모임, FC Channel을 소개할게요.

초대받은 멤버에서, 모임을 여는 사람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이 모임을 제가 만든 건 아니에요. 저보다 훨씬 오래된 모임이고, 시작은 다른 멤버분이었어요.

저는 처음에 초대받아 멤버로 뛰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어느 순간부터 제가 "오늘 풋살할 사람~" 하고 모으고 구장을 예약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됐어요.

명시적인 동아리장이 있는 건 아니고, 입사 후로 매달 한 번씩 열린 모임에 거의 다 나가면서 열혈 멤버가 됐어요!

FC Channel은 채널팀 누구나 모여서 풋살을 하는 모임이에요.

보통 15명, 많으면 20명까지 모여요. 한 달에 한두 번, 날 좋을 때를 노려 구장을 잡는데 자리가 생각보다 없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앱을 들여다보다 자리가 나면 바로 예약해요. "날씨 좋다! 오늘 일이 힘들었다! 몸이 뻐근하다!" 싶을 때, 혹은 멤버들이 "한 지 오래됐다~" 할 때 모집을 시작하죠. 개인적으로도 축구를 즐겼지만,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기회라 채널 와서 더 많이 즐기게 됐어요.

그라운드에선 모두가 원 팀

가장 인상깊었던 건 수평적인 분위기예요.

풋살 모임은 인턴이든 C-level이든 상관없이, 풋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같이 뛰어요.

직급과 상관없이 직접 몸을 부딪치며 내기를 하고, 옷을 잡아당기면서 뛰었거든요.

같이 구장비 내기를 하기도 했고요!

일이 바쁜 시즌도 많은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구요?

일단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전혀 거칠지 않은 분위기에서 우리끼리 웃겨 쓰러질 때까지 차는 게 너무 재밌어요. 다들 바쁜데도 채널팀 분들이 워낙 열정적이라 안 나오는 사람이 없어요.

한겨울 영하 10도에도 했고, 퇴근하고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찬 적도 있어요.

경기장이 꼭 채널톡 같아요

풋살 덕에 가까워진 사람도 많아요.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개발팀 멤버랑도 친해졌고, 풋살을 계기로 처음 안면을 튼 분들도 있어요. 세일즈 콜을 하다 보면 개발 지식이 너무 필요한데, 팀 안에서 해결이 안 될 때 개발팀 멤버에게 찾아가 여쭤볼 수 있는 라포가 생기기도 했어요. 지나가다 봐도 우리 회사 사람인 줄 몰랐던 분들과 친해지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같이 경기를 뛰면서 멤버들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요.

그리고 확실히 채널팀은 풋살을 해도 엄청 열정적이에요.

대충 뛰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과격하지도 않고, 매너를 지키면서도 다들 진심으로 뛰어요.

공 한 번 안 차봤어도 환영이에요

망설이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수준이 높아 보여서, 축구화가 없어서… 근데 정말 걱정 마세요.

축구를 한 번도 안 해봤어도, 공을 발에 맞출 수만 있으면 돼요. 니트 입고 오신 분도 있었는걸요!

축구화·축구복이 없다면 제 걸 빌려드릴게요!

FC-Channel 채널에 들어와서 체크 이모지만 누르면 참석이고요. 입사 예정자 소개에 축구 얘기가 있으면 팀 내에 소문이 쫙 돌아서 바로 초대하고 있어요. 퇴사한 분들이 있는 톡방에서도 가끔 모여서 하고요.

사계절 내내, 한여름 실내 구장에서도 차니까 언제든 오세요.

인원이 25명까지 늘면 큰 구장을 빌려 '진짜 축구'를 해보는 게 채널톡에서의 제 소원이에요!

나에게 풋살 모임은?

채널톡 중의 '채널'이다.

세 글자 중 두 글자니까, 회사 생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크다는 뜻이에요.

일정이 잡히면 그 주 내내 기다리고, 끝나면 또 다음을 기다리거든요.

좋아하는 마음이 모임이 되는 곳

뜨개바늘과 보드게임 카드, 그리고 풋살화.

손에 쥔 건 다 다르지만 세 사람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게 생기면 눈치 보지 않고 먼저 손을 들고, 그 마음을 동료들과 기꺼이 나눠요.

낮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퇴근 후에는 또 다른 열정으로 다시 모이는 사람들이죠.

채널팀이 노는 법은 결국 채널팀이 일하는 법과 닮아 있었어요. 진심을 담아 함께 한다는 것!

언젠가 채널에서 ‘이거 같이 할 사람?’이라는 글을 보게 된다면, 가볍게 이모지 하나를 찍어보세요. 새로운 동료와 취미가 거기서 시작될지도 모르거든요.

반대로, 직접 그런 글을 올리는 사람이 되어봐도 좋아요. 채널팀에선 '하고 싶은 마음' 하나면 누구나 새로운 모임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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