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1월 7일
[출처] 북저널리즘 스타트업 플레이북 '방향 전환의 기술' (유료 기사로, 전문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사업 초기에 구상했던 모델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로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pivot)으로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유튜브는 데이팅 사이트로 기획됐다가 동영상 공유 사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인스타그램 창업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는 사이트를 론칭했다가 이미지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트위터 창업자들도 팟캐스트 사이트를 먼저 시작했다가 메시지 공유 서비스로 피벗하면서 성공했다.
<린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Eric Ries)는 피벗을 제품, 전략, 성장 엔진에 대한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경로를 수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남아 있는 방향 전환의 횟수를 스타트업의 생존 기간으로 규정한다. 투입할 수 있는 자금과 시간이 아니라 방향 전환을 통한 실험과 학습의 가능성이 스타트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북저널리즘이 성공적인 피벗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속도를 높인 스타트업들을 만났다.
조이코퍼레이션 김재홍 부대표; 안정적 경영 환경을 발견하라
김재홍 부대표는 2010년 애드바이미를 공동 창업하고 소셜 광고 플랫폼을 론칭했다. 애드바이미는 2014 년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워크인사이트로 피벗했다. 2017년에는 온라인 비즈니스 운영자를 위한 메신저 솔루션 채널톡으로 사업을 확장해 홈페이지의 방문객 정보를 수집하고 소통을 돕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채널톡은 현재 일본, 미국, 독일, 베트남 등 전 세계 22개국 1만 8,000개가 넘는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2014년 시작한 워크인사이트는 방문객의 동선과 흐름, 상권 데이터를 분석해 직관적인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고객 분석 솔루션이다. 현재 삼성전자, 신성통상 등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고객군과 중소기업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메신저 솔루션 채널톡은 고객 상담, 마케팅, 팀 메신저 등 CRM과 관련해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고객 문의 창구를 통합하고 사이트 방문객에게 개인화된 대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창업의 계기
당시 멤버 4명과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실 거창한 미션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창업 열풍이 한창이었고 디지털 혁명 시대에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2010년 애드바이미로 창업 전선에 합류했다. 애드바이미는 광고주와 퍼블리셔를 이어주는 일종의 애드테크 서비스였다.
피벗의 계기
사업을 준비할 때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님으로부터 들은 조언이 하나 있다. ‘창업 팀에게 그럴싸한 비전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생존이고,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말이었다. 창업과 피벗 과정에서 모든 의사 결정의 기준과 목적은 생존이었다. 애드바이미를 운영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스케일 업(scale up·규모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먼저 고객의 리텐션(retention·잔존율)이 낮았다. 광고 캠페인이 끝나는 동시에 기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도 사라지는 서비스여서 언제나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했는데 영업을 해도 고객이 쌓이지 않다 보니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더라. 리텐션을 높일 수 없다면 하나의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광고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했지만, 작은 애드테크 회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광고주들이 신규 애드테크 서비스에는 광고 예산의 일부만 투입할 뿐 대규모 예산은 미디어 영향력이 큰 기존 매체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소셜네트워크 업체들이 자체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경영 환경에도 위협을 받게 됐다.
고객의 발견
면세점에서 일하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면세점은 고객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특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도 고객 데이터가 없더라. 그 이야기를 계기로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고객 분석 솔루션 시장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방문객을 분석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결합한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반면, 아시아에는 없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타깃으로 한 고객 분석 솔루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해 워크인사이트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방향 전환의 축
경영 환경의 안정성이었다. 애드바이미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한 세 축인 SNS, 광고주, 퍼블리셔는 모두 변동성이 높았다. 소셜 네트워크 업체의 광고 정책이 급변하고 있었고 광고주들의 리텐션은 낮았으며 수 많은 퍼블리셔들을 관리하기도 어려웠다. 피벗을 고민하며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경영 환경만큼은 변동성이 적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크인사이트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시작 한 이유도 SNS에 의존하는 환경보다 오프라인 환경이 안정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를 먼저 타깃으로 삼은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자본이 충분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오프 라인 매장을 꾸준히 운영할 확률이 높았던 것이다.
방향 전환의 어려움
세일즈 프로세스가 달라진 것이 가장 어려웠다. 주요 고객사가 광고 에이전시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대기업으로 바뀌면서 세일즈 사이클이 길어졌다. 하나의 거래를 수주하는 데 적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 걸렸다.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워크인사이트라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어려웠다. B2B 사업의 특성상 레퍼런스가 중요한데 처음 시작하는 비즈니스여서 레퍼런스가 없었다. 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기도 하고 무료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포하기도 했다. 점점 대기업 고객군을 중심으로 레퍼런스가 쌓이고 워크인사이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들이 많아졌다.
사업의 확장
우연한 기회에 고객들의 새로운 니즈를 발견했다. 워크인사이트 서비스 이용사 중에 오프라인 매장처럼 홈페이지에 대한 고객 분석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온라인 환경을 분석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됐다. 기업들은 온라인에 투자를 늘리며 신규 고객 유치 에 집중했지만 정작 구매 전환율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문제는 고객 경험이었다. 홈페이지에서 고객 경험의 핵심은 점원과의 대화에 있다고 보고 비즈니스 메시징 솔루션 채널톡을 만들었다.
주주를 설득하는 것과 달라진 사내 문화를 재정비하는 것이 과제였다. 주주를 설득할 때는 워크인사이트와 채널톡의 타깃 고객군이 다르다는 점을 설파했다. 워크인사이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 있는 기업을, 채널톡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기업을 타깃으로 한다.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의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고 경쟁자가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해 주주 설득에 성공했다. 또한 타깃 고객군과 상품군이 달라지다 보니 팀 내 문화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각 팀의 리더를 앞세워 조직을 재편했는데 현재는 팀 내부의 불안감이 많이 줄어든 상태로 조직과 사업 측면에서 모두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출처] 북저널리즘 스타트업 플레이북 '방향 전환의 기술' (유료 기사로, 전문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