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명 신청한 채널톡 첫 콘퍼런스 '채널콘', TF가 마주했던 챌린지들

채널콘2024 비하인드 스토리

Tena • Hyeri Jo, Content Marketer

4월 19일

  • 비즈 인사이트

“진짜 잘하셨던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어요? 채널톡 인원도 많이 참여하셨죠? 완전 대박이에요!”

2024년 4월 3일, 채널톡의 첫 비즈니스 콘퍼런스 ‘채널콘’이 열렸습니다. 이커머스에서 B2B까지, 실무자에서 리더십까지 비즈니스 전 분야를 망라해 13개의 세션으로 구성한 대형 행사였는데요. 1000명 규모의 행사에 무려 4600명 이상이 신청을 했고요. 설문조사 결과 ‘또 참석하고 싶다’는 응답이 무려 95%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채널톡 멤버들도 어떻게 이 정도의 퀄리티로 행사를 해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기업보다 잘했다’, ‘인원도 많이 붙지 않았느냐’는 칭찬도 들었는데요. 놀랍게도 이 콘퍼런스, 대형 행사 경험이 없는 인원들이 모여서 만들어냈습니다. 심지어 시작 단계에서는 단 한 명이 이 콘퍼런스를 기획하기 시작했는데요. 그게 말이 되냐고요? 저도 여러 번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건 ‘채널톡에서는 당연한 건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독한 인간들)

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한 달 전에야 채널톡에 합류한 따끈따끈한 신규 멤버입니다. 어쩌다 보니 입사하자마자 레벨 999짜리 프로젝트를 바로 옆에서 목격해 버렸는데요. 솔직히 처음에 이들이 대형 콘퍼런스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채널콘TF가 밤을 새 가면서 처절하게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 채널콘 당일 청중들이 하루종일 떠나지 않고 홀을 메우고 있던 모습, 행사 다음날 온 채널톡 멤버들이 흥분에 차 있는 모습을 보니까 기자 출신으로서 감이 오더라고요. ‘아, 이건 써야 한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처음으로 해 보는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을까요? 채널콘TF의 주요 멤버인 3인방의 회고부터, 디자인, 개발, 운영, 영상 등 다양한 파트에서 고생한 멤버들의 목소리, 두 공동대표의 코멘트까지 모아 긴박하기 그지없었던 5개월간의 과정을 재구성했습니다. 오늘도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트업 인들에게 ‘나만 개고생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과 위로… 아니 콘퍼런스 운영을 위한 실전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공유해 드리기 위한 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찡긋)

혼자서 채널콘을 할 뻔했다고?

때는 2023년 하반기. 채널톡의 두 공동대표는 ‘세미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레드(최시원 공동대표)는 CX 업계 정보 교류의 장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요. 조쉬(김재홍 공동대표) 역시 세미나가 브랜딩과 리드젠 관점에서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2023년 본격적으로 세미나를 해 보기로 했을 때, 여기에 관심을 보인 멤버가 바로 클로이(정지윤 매니저)였습니다.

  • 리드젠: 리드(lead, 잠재 고객) 생성(generation)의 줄임말.

클로이: "SDR의 다양한 전략 중에서 유독 콘텐츠(콜드메일, 세미나 등)에 관심 있던 멤버가 저였어요. 작년 10월까지 인바운드 SDR과 AE를 하다가, SC(Solutions Consultant)라는, 미드 SDR에 가까운 포지션을 제안받아서 작은 세미나를 여러 개 진행하게 됐습니다”

  • SDR(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 신규 리드를 발굴하는 세일즈 포지션.

  • AE(Account Executive):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세일즈 포지션.

하지만 스몰 세미나의 결과를 지켜보던 레드는 이대로는 효율이 나오지 않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레드: “옵티가 10개 될까 말까 했는데, SDR 한 사람이 한 달 열심히 활동하기만 해도 옵티를 8개씩 만들 수 있거든요. 세미나는 인력도 더 달라붙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10개라면 수지타산이 안 맞고, 매달 반복할 수 없었어요. 이럴 거면 기 모아서 한번 하자.”

  • 옵티: 오퍼튜니티(Opportunity)의 약자. 세일즈 리드로부터 전환된 영업 기회.

당시 채널톡은 AI 기능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기능 발표를 위한 무대를 겸해 콘퍼런스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콘퍼런스 기획을 시작한 것이 2023년 11월. 그전까지만 해도 최대 100명 규모의 행사밖에 기획해 본 적 없던 클로이에게 500명 규모에 외부 대관을 하는 채널콘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클로이: "조쉬가 많은 부분을 도와주셨지만 제 기획 역량이 부족했어요. 스타트업, 이커머스, B2B 등 다양한 업계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들로 구성해야 했거든요. 좀 더 거시적인 이야기를 해야 했어요. 기획에 속도가 안 나니까 조쉬가 웬디(이지현 매니저)랑 힐리(권희라 매니저)를 붙여 주신 거죠. 그게 12월 중순?"

심각한 얼굴의 케르베로스(잇츠 새벽 5시)

이렇게 채널콘 TF의 주축을 이뤘던 3인, 소위 ‘케르베로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채널콘 마지막까지도 가장 많은 리소스를 할애해 가며 일한 멤버들인데요. 의외로 케르베로스의 초반 퍼포먼스에 대한 조쉬의 평은 가혹했습니다(…)

조쉬: “맨날 셋이 같이 있는 거예요. 새벽까지 일하기는 하는데 딱히 생산성 있게 일하는 느낌이 아니더라고요. 자기들은 진짜 열심히 하고 있대요. 왜 세 명이 모여서 한 명 몫을 하고 있냐. 머리는 세 갠데 몸은 하나다.”

꼽주는 대표님

홈페이지 기획 지옥 1: 초호화 연사 라인업, 어떻게 가능했나

케르베로스의 첫 목표는 1월 29일까지 콘퍼런스 홈페이지를 오픈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연 주제와 연사가 확정되어야 했는데요. AI, 이커머스, B2B, 투자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어야 하는 데다가 레드, 조쉬의 기대치를 맞춰야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3인방은 초반 기획이 힘들었던 이유로 ‘연사와 참여자에 대한 가시성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는데요. 직접 인터뷰를 하기 시작하면서 기획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힐리: “한 달 동안 기획으로 시달리면서 깨달았던 게 뭐냐면, 콘퍼런스에 오는 사람들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야겠구나. 고객에 대한 가시성도, 연사에 대한 가시성도 없다. 그래서 힘든 거다. 중간부터는 클로이가 미팅을 잡아 사람들을 만나 보면서 고객들과 연사들이 원하는 게 뭔지 감을 찾아 나갔어요.”

클로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 보고, 관련된 주제를 던져 보는 연습을 계속했거든요. 이때 기획이 조금 늘었던 것 같아요.”

케르베로스는 특히 1월 18일의 회의를 중요한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커스터머 드리븐’을 깨달은 날이었다나요?

케르베로스 유레카의 날

클로이: “그날 저희가 부르고 싶은 사람들에 대한 가시성을 많이 확보했어요. 어떤 사람들이 오고 뭘 원할까.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 이상 기업의 C레벨이나 이커머스 총괄 팀장이라면 어떤 고민을 할까. 여기서부터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정리해 나갔어요.”

1월 18일에 세웠던 큰 틀은 마지막까지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이후 연사를 섭외하는 과정에서는 세일즈가 본업인 클로이의 능력이 빛을 발했죠.

클로이: “웬디와 힐리가 연사 후보를 찾으면 제가 바로 접촉했는데요. 기억에 남는 연사가 몇 분 있죠. ‘더 모델’의 저자인 후쿠다 상은 저희 프로그램이 50~60%밖에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피칭 덱을 만들어서 화상 미팅을 했습니다. 세일즈하는 것처럼 준비를 했어요. 후쿠다 상이 피칭을 다 듣고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당신들이 제안한 1번부터 6번까지 다 좋다.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참여하고 싶다’. 마치 딜 클로징을 한 느낌이었죠.”

물론 연사 섭외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채널콘은 연사들이 대립각을 세워 토론하는 ‘베팅’ 컨셉이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연사도 많았고요. (결국 베팅 컨셉은 폐기되었습니다) 행사일이 1분기 실적 보고 시기와 겹쳐서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연사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집요하게 섭외에 매달린 결과 연사진과 강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안팎에서 모두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채널콘의 성공에 확실한 기반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클로이: “사실 저희가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파워풀할지 몰랐어요. 맨날 보니까 나중에는 권태롭게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신청자들에게 전화해 보니까 엄청난 가치가 있었어요. 이런 사람들이 연사로 나온 걸 본 적이 없고, 궁금했던 포인트들을 너무 잘 뽑았다고 하더라고요.”

조쉬: “저는 연사 섭외 명단 짰을 때부터 채널콘이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클로이한테 이거 3000명 이상 신청할 거라고 했거든요. 그때 클로이가 코웃음을 쳤어요. 저 철없는 사람, 하고.”

비상! 채널콘이 아예 취소될지도 모른다고?

여기까지 보면 1월부터 채널콘TF가 순항했던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때 행사에서 발표하려고 했던 AI 신기능을 만드는 ‘커맨드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채널콘까지 취소될 뻔했죠.

레드: “제 관점에서 채널콘의 메인 디쉬는 AI 기능 릴리즈였어요. 저희 오프닝 키노트가 핵심 세션이었죠. 그런데 1월 말에 AI 프로젝트가 잘 안 되고 있다는 걸 발견해서 1월 말에서 2월 중순까지는 저는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채널콘도 1월 말에는 준비가 많이 안 되어 있었고요. 이대로는 안 된다. 미국 출장 가 있는 조쉬를 불러서 채널콘TF 감독이 되어 달라고 했죠.”

조쉬: “이제 막 미국으로 출장을 갔는데 레드가 갑자기 '큰일났다, 빨리 채널콘 리드해줘라'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2~3주 동안 헬게이트였어요. 미국 지사 일은 하나도 못 하고, 기획은 계속 엎어지고, 저도 마음에 안 들고, 클로이도 마음에 안 들고, 레드도 마음에 안 들고.”

충격과 공포

정확히 1월 19일에 레드는 ‘채널콘 취소 가능성 있음’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레드와 조쉬의 관점에서는 비상 사태가 시작된 순간이었는데요. 이때부터 레드는 채널콘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던 AI 신기능 프로젝트를 심폐소생 시키고, 조쉬는 채널콘TF를 이끌어주는 역할에 집중했습니다.

웬디: “당시 커맨드의 문제 중에서 '주문취소'와 관련된 내용이 기억나는데요. 그걸 너무 단순한 문제로 생각했던 거라고 알고 있어요. 주문취소가 API 연동해서 주문번호 조회해서 처리하면 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문제였거든요. 카드, 현금, 포인트, 할인 등 결제 형태가 너무 다양하잖아요. 이걸 트래킹하는 게 어려운 일인데 다 고려를 못 했던 거죠.”

힐리: “쇼핑몰마다 환불 정책도 다르거든요. 그런데 굉장히 제너럴한 시나리오 버전의 커맨드만 만들어져 있었다는 걸 저 때 발견한 거예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팀에서 추가 인원이 붙었고요. 고객사에도 긴급히 접촉해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커맨드TF’가 사무실 7층에서 8층으로 올라왔고, 레드도 근처로 자리를 옮겨 다함께 프로젝트에 집중했죠.

다시 가즈아

다행히도 1월 23일 다시 콜 사인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딱히 뭘 중단한 적은 없었지만요.

힐리: ”보류는 없었어요. 매일 커맨드TF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면서 할 건 했죠.”

클로이: “될 거라는 마음 반, 안되더라도 하던 건 계속 해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마음 반이었어요. 저 팀도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우리도 우리 할 거 열심히 하자.”

홈페이지 기획 지옥 2: ‘타협은 없다’ 디테일과의 싸움

행사 준비가 재개되었지만 갈 길이 구만리였습니다. 홈페이지가 아직도 오픈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요. 처음에 1월 29일이었던 오픈 목표일은 여러 차례 미뤄져서 결국 2월 26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기획뿐 아니라 홈페이지의 자잘한 디테일 차원에서도 챙길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인데요. 3인방은 변동사항이 많아서 개발팀과 디자인팀의 리소스가 많이 들었다며 굉장히 미안해했지만… 실제로 만나본 그들은 오히려 예상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브루스 (이지우 개발자): “손이 많이 갈 거라고 예측했죠. 매우. 저희 리더십이 원래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타협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디렉션이 자주 바뀌기도 하지요…ㅎㅎ…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변동 사항은 많으니까, 노션에 업무를 단위별로 정리해서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코비 (송광현 디자이너): “디자인 쪽 일이라는 게 원래 시안 50개 중 하나 남기는 식이니까요? 웹 디자인을 처음 해보는 거라 그게 저에게는 챌린지이긴 했어요.”

어찌 보면 이런 각오가 당연한 것이… 그들의 결과물에 피드백을 하는 사람은 바로 ‘제품 가이’ 레드였으니까요.

리뷰받고 있는 제품 GUY

웬디: “홈페이지 완성을 거의 다 하고 레드에게 최종 리뷰 요청을 드렸어요.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다 뜯어보면서 고객 관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저희가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까 레퍼런스의 예쁘고 좋은 요소들을 그냥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홈페이지에서는 정말 세세한 용어, UI/UX 하나하나 고민한 디테일이 정말 많았는데요. TF는 유독 기억에 남았던 디테일로 신청 폼을 꼽았습니다.

클로이: “신청 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신청 페이지. 여기서 아주 거국적으로 깨졌죠.”

클로이: “신청 페이지에 행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고, 불친절했어요. 그리고 한 페이지에 질문이 하나씩 나오니까 신청자 입장에서 한번에 빠르게 작성할 수 없었어요. 저희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거죠.

웬디: “레드가 원하는 조건이 있었어요. ‘그걸 충족시키는 폼 서비스가 있어?’ 했는데 30분 만에 찾아오시더라고요. ‘필아웃’이라는 해외 서비스였는데, 그걸 보고는 너무 우리가 접근하기 좋은 서비스 위주로만 고려했구나 싶었습니다.”

클로이: “새벽 2~3시까지 레드랑 스레드에서 이야기하면서 신청 폼을 다시 만들었거든요. 레드가 직접 사용권 결제를 하고 계정을 저에게 공유해 주셨어요. 제가 해결을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웬디: “레드는 진짜 디테일 하나하나 다 소중했는데, 저희는 ‘이 정도면 됐지’ 생각한 게 꽤 많았던 것 같아요.”

클로이: “이때부터 저희도 각성한 것 같아요. 타협하면 안 되는구나.

(타협하지 않고 만든 홈페이지 궁금하다면 클릭!)

오프라인 고객 경험: 1000명이 10분 안에 등록하려면?

천신만고 끝에 2월 26일, 홈페이지를 오픈했는데요. 홈페이지 오픈 직후에도 과제가 많았습니다. 비디오 팀은 무려 부산까지 내려가기도 했는데요. AI 신기능을 소개하는 오프닝 키노트에 들어갈 고객 영상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레드: “사실 제 안에서는 무조건 오프닝 키노트가 핵심이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오후를 준비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조쉬 포함 모든 멤버들에게 알아서 오후 세션을 잘 준비해라, 오후가 키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저는 오프닝 키노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워니 (박재원 PD): “3월부터 오프닝 키노트 영상이 정말 중요하니까 타임라인을 맞춰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제작할 영상 수가 급작스럽게 늘어나기는 했죠 ㅎㅎ 그때부터였네요. 채널톡 유튜브와 지원 업무 전부 셔터 내리고 6편 (+a) 제작 퀘스트에 들어갔던 게…

편집 무한 리필의 현장

그렇게 나온 짱짱 영상

한편, 채널콘TF에게 남겨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운영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린(김리나 매니저)과 러스(진수한 매니저)가 운영을 위해 채널콘TF에 투입되었죠.

웬디: “린의 첫 마디가 아직도 기억나요. ‘이거 4월 3일에 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것도 안 돼 있는데’.”

: “아무것도 안 돼 있었죠. 오프라인 설치물, 설치 타임라인, 인력 배치… 기획단에서도 아무것도 없었고 디테일도 없었어요”

클로이: “그런데 그게 나름대로 좀 한 거였어요…”

그렇게 채널콘 한 달 전, 오프라인 고객경험을 위한 디테일 챙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우선 홀 내부에서는 무대 위에 화면을 어떤 방식으로 띄울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가격대가 꽤 높은 LED 패널 설치와 저렴한 스크린 설치를 두고 고민이 많았는데요.

LED 목업 지옥

보다 퀄리티 있는 행사를 위해 LED 설치를 강행했고, 수없이 많은 목업을 만들며 가장 좋은 형태를 찾았습니다. TF가 회고해 보았을 때 가장 아깝지 않은 비용이었다고 하니 잘 쓴 것으로!

홀 외부 경험에 대해서는 레드가 아주 구체적인 미션을 냈습니다.

웬디: “행사가 10시에 시작하잖아요. 1000명이 다 10분 전인 9시 50분에 다 도착했다고 생각해 볼게요. 이때 제일 마지막에 와서 줄 끝에 서 있는 사람이 10분 이상 기다리지 않게 해야 했어요.

힐리: “키오스크를 둔다면 한 명당 몇 초가 걸리는지까지 계산했어요.”

웬디: “저희가 키오스크에 QR 찍으면 2초라고 하니까 레드가 10초로 계산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웬디: “줄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가장 빽빽하게 세우면서도 고객경험이 좋은 줄은 뭘까. 공항 수하물 체크인 할 때처럼 줄을 세우면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코비가 저를 리셉션 공간에 세워 놓고 제가 움직이거나 핸드폰 하는 공간까지 다 고려를 해서 실측을 했습니다. 한 사람당 가로세로 78.5cm 면적을 차지한다고 하더라고요.”

: “저랑 클로이는 한 사람당 줄을 섰을 때 리셉션에 등록할 때 몇 분 몇 초가 걸리는지 계산했어요. 맨 마지막에 서 있는 사람이 몇 분을 기다릴 수 있을까. 1000명이 한 번에 몰린다고 가정했을 때 마지막 사람이 기다리는 시간이 최대 10분을 넘지 않게 하려면 유인, 무인 데스크를 각각 몇 개 설치해야 할까. 이걸 고민했죠.”

클로이: “처음에는 아무리 해도 마지막 사람이 25~30분을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미치는 줄 알았어요. 보통은 대행사에서 ‘1000명이면 데스크 몇 대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대로 한대요. 저희는 직접 계산해서 다르게 해보겠다고 하니까 대행사에서도 되게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 디테일이 되게 많았어요. 의자부터 시작해서 음향, 통역 부스 등등.”

3주간의 모객, 어떻게 4600명이나?

홈페이지 오픈 직후의 또 다른 과제는 바로 모객이었습니다. 서론에서도 말했지만 채널콘은 무려 4600명의 신청자를 모으는 기염을 토했죠.

클로이: “광고는 효율을 장담할 수가 없고, 결국 바이럴로 온드 미디어를 잘 활용해서 모객을 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확신이 없었지만 온드 미디어 바이럴만으로 2000명 모객해 보겠다. 이게 목표였어요.

힐리: “진짜 벌벌 떨면서 예측했던 것 같아요. 2000명 할 수 있을까?”

뚜껑을 따 보니 웬걸. 3일 만에 바이럴만으로 모객 1000명을 넘기며 목표를 초과 달성할 기세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었는데요. 업종별로 균형 있게 모객을 하고픈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로이: “저희 온드 미디어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봐요. 저희가 스타트업이다 보니까 저희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는 곳도 스타트업이 많은 거죠. 그런데 저희가 준비한 강연 중에는 이커머스 기업을 위한 주제도 많았거든요. 이커머스 기업들과도 함께 미래를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 저희 고객사 중에는 이커머스 기업이 굉장히 많으니까요.”

채널콘TF는 급하게 전략을 틀었습니다. SNS와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 빠르게 유료 광고를 진행했죠.

클로이: “퍼포먼스 마케터인 줄리와 함께 이커머스 실무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패션 분야에서 팔로워가 많은 인스타그램 계정, 이런 채널들에 광고를 집행했어요. 주말에도 대표님께 구구절절하게 메시지를 드린 덕분에 월요일에 바로 릴리즈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커머스 기업에서 신청자가 급속히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채널콘에 참가 신청을 해 놓고도 채널톡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였죠.

클로이: “통화를 해 보니까 심지어 채널톡을 모르시더라고요. 그때 많이 놀랐죠. 저희는 그래도 사람들이 채널톡을 많이들 알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힐리: “앞으로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최종적인 모객 성과는 처음에 세웠던 정량 목표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예상보다 모객이 잘 되는 바람에 신청자 데이터를 정리하고 추첨하는 데에 애를 먹을 정도였죠. TF는 모객의 비결을 ‘결국 콘텐츠'라고 꼽았습니다.

클로이: “다들 채널콘도 채널톡도 모르지만 연사와 강연 주제가 좋더라, 궁금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큰 기업에서도 20명씩 한꺼번에 신청을 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면 상무님이나 이사님이 채널콘 홍보물을 보고 신청하라고 권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힘은 콘텐츠밖에 없는 것 같아요.

D-Day 새벽 2시에 막막했던 이유

드디어 D-Day가 코앞, 그간 많은 것을 준비해 왔으니 이제는 한숨 돌릴 수 있었을까요? 아뇨, 행사 전날 리허설을 시작한 TF는 눈앞이 깜깜했다고 합니다.

웬디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준다

웬디: “큐시트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았어요. 각자 머릿속에 갖고 있는 그림이 다 다르다 보니까 리허설을 하는데 디렉팅이 다 달랐고요. 어떤 이미지를 띄울지, BGM을 틀지, 각자 아는 디렉션이 다 달랐던 거예요.”

클로이: “마지막까지도 변동성이 정말 심했어요. 넣으려던 디테일이 정말 많았고요. 와중에 현장에서 1분, 2분 지연되거나 당겨지면… 반영해야 할 게 너무 많은데 동시다발적으로 안 됐죠.”

결국 당일 저녁 10시에 오전 세션 리허설을 마치고, TF와 대행사만 남아 오후 세션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새벽 2~3시까지 연습이 이어졌는데요. 당시 심정은 막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 “오프닝 세션 리허설이 저녁 10시에 끝났거든요. 그때부터 테크 리허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봐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맞는 거예요. 모두가 예민했던 순간. 다들 새벽 4시쯤 숙소에 갔고 거의 잠을 못 잤죠. 당일에 7시까지 모여야 했으니까. 30분밖에 못 잔 멤버도 있었어요.”

당일 아침 7시 반의 최최종 리허설

결국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침 7시 반에 또다시 리허설을 돌았습니다. 덕분이었을까요. 그렇게 걱정하던 오프닝 세션과 트랙1 세션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됐습니다.

트랙2는 자잘한 기술적 문제들이 있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임기응변으로 대처해냈고요.

웬디: “저 약간 긴장하면서 트랙2 영상을 돌려 봤거든요. 아무 실수도 안 느껴져요. 백조가 수면 위에서는 편안해 보이지만 수면 밑에서는 열심히 헤엄치고 있는 느낌인 거죠.

힐리: “그 밑에서는 제가 무전기로 워니랑 코비를 계속 부르고 있었겠죠. 제가 무대 앞에서 기술이나 연출 문제를 발견하면 콘솔에 있는 두 분이 바로바로 대처해 주셨거든요.”

물밑에서는 이러했다

조쉬: “나중에 들어 보니까 전날까지만 해도 이슈가 많았는데 웬만큼 다 컨트롤했더라고요. 돌발상황이 많았는데 패닉해서 저에게 달려오지 않고 해결한 거예요. 그런 거 보면 되게 강해졌다. 처음에 매일 저에게 혼나던 아기 케르베로스의 시대를 지나서 마지막에는 정말 멋있어졌어요. 이게 진짜 스타트업이지.

어느새 늠름하게 성장한 멤버들 덕분에 채널콘은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니,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대성공이었죠. 마지막에 서로 얼싸안고 울던 케르베로스의 모습에 입사 한 달 차인 저도 괜히 찡해지더라구요.

단언컨대 완벽한 제목

클로이: “레드가 뒤풀이 자리에서 저에게 그날로 돌아가면 뭘 더 해봤을 것 같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없다고 했어요. 23시간 30분 동안 할 수 있는 걸 다했는데?”

살면서 이런 경험을 몇 번이나 하겠어요

워니: “한마디만 할게요. ‘이게 되네?’”

클로이: “매 순간 포기하고 싶었죠. 쉬운 것이 단 한 가지도 없었어요. 매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거든요. 해리포터 미발간본을 매일 구해야 하는 느낌?”

클로이는 늘 관자놀이가 아팠다 (울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포기하고 싶었던 무수한 순간들을 넘어 결국 원팀으로 큰 성과를 만들어낸 채널콘TF. 소감을 물으니 다들 똑같이 ‘이게 되네?’라고 답했는데요. 모두가 공통으로 답한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함께 몰입할 수 있는 팀을 경험해서 좋았다는 이야기였죠.

: “새벽 5시에 집에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계속 하하호호 시끄러운 거예요. 제가 별거 아닌 거에도 웃고 있는 거예요. 집에도 못가고 있는데. 그때 느꼈죠. 내가 이 프로젝트가 정말 재밌나 보다.

코비: “다들 결과물 완성도에 집착하는 수준이 비슷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한 사람만 기준이 낮아도 평균이 많이 낮아지거든요.”

웬디: “이런 경험은 살면서 몇 번 못 해보지 않을까요? 진짜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연사랑 참가자들로부터 받았던 피드백 중에 ‘이런 팀과 일해보고 싶다’가 많았거든요. 정말 뿌듯했어요.”

함께 꾸는 꿈은 혼자 꾸는 꿈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조쉬는 행사 당일 멤버들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고 표현했는데요. 채널콘 프로젝트에 함께한 모두에게 채널콘 프로젝트는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을 겁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낼 다음 결과물은 또 얼마나 멋질지 기대되시지 않나요?

클로이: “더 잘하고 싶어요. 이번에도 잘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기 때문에.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저희 행사에 사람들이 먼저 연사 하고 싶다고 인바운드로 들어오면 좋겠다. 채널콘 자체가 콘텐츠를 보지 않고도 무조건 매년 가야 하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쉬: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저희가 했던 퀄리티의 절반만 해도 나쁘지 않다고 느끼셨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희는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이 맛에 내가 채널팀과 함께한다' 이런 강력한 경험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분을 모시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번 기회가 끝이 아니니까요. 다음에 더 잘할 거예요. 뻔하지 않게 하려고 계속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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