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 브랜드 디자이너, 고객에게 사랑받는 채널톡을 만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월 7일
안녕하세요. 채널코퍼레이션 브랜드 디자이너 코비입니다.
지난 3월 25일, 채널톡이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로고 변경은 단순 디자인 교체가 아니라,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담아내는 작업이었어요.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배경부터 과정, 그리고 겪었던 고민을 공유하려 합니다.
파란 원과 흰색 말풍선, 똘망똘망한 두 눈을 가진 버튼이 떠오르시나요? 이 로고가 나온 지도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채널톡은 많은 진화를 거듭해 왔는데요. 제품적으로는 수많은 신기능이 출시되었고, 놀랄만한 AI 기능도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국내 이용률 1위 채팅 상담 서비스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연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며 2023년 말에는 ARR(연간 반복 매출) 360억 원을 달성했죠.
채널톡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B2B SaaS입니다. 저희처럼 압축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게 5년은 10년보다 더 긴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채널톡의 고객층도 다양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스몰/미디움 사이즈의 비즈니스에 적합한 기능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중견 기업과 대기업, 그리고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기업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능과 환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도 문을 두드린지 여러 해가 되어, 이제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만큼 성장했어요. 올해는 뉴욕에 오피스를 열고 B2B Saas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채널톡은 점점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즈니스 메신저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죠. 자연스럽게 다양한 니즈도 생겨났는데요.
채널톡 하면 귀여운 버튼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지만 과유불급일 때도 있죠. 기존 로고와 버튼 디자인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귀엽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북미 고객들에겐 호불호가 갈렸어요. 특히 ‘Too much cute’라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고민이 시작됐죠. 귀엽고 차별성이 강한 아이덴티티를 더욱 밀고 나갈까? 아니면 뉴트럴한 방향으로 튜닝할까?저희는 후자를 선택했어요. 새로운 시장과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는 그에 맞게 변화를 주는게 좋겠다고 판단했죠. 이번 기회에 로고를 포함해서 전반적인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톤과 완성도를 재정비하기로 합니다.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맥락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고객에게도 매력으로 보일만한 아이덴티티를 고민했어요. 채널톡은 초창기부터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제품이 되고 싶었습니다. 비즈니스 메신저계의 이케아나 맥도날드가 되고 싶었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고자 했어요.
리브랜딩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지금까지 쌓인 브랜드 자산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야하죠. 그 속에 채널톡스러움을 담고 싶었습니다. 채널팀의 조직 문화를 새로운 아이덴티티에 녹여내고자 했어요.
채널코퍼레이션은 지난 4월 쇼핑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엑스(Channel X)를 런칭했어요. 커머스와 SNS가 결합된 매력적인 서비스입니다. 또한 채널톡과 형제 서비스이기 때문에 외형에서도 그 점이 잘 드러나길 바랐습니다. 두 서비스가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DNA를 만들고 싶었죠.
우리다움을 찾기 위해 내부 구성원 인터뷰로 시작했습니다. 채널팀의 정체성은 내부 구성원의 행동과 목소리가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죠. 멤버들과 1:1로 만나거나, 단체 워크샵도 하며 채널톡스러움을 단어와 문장으로 수집했는데요. 정말 별의별 답변이 나옵니다. 근데 흥미로운건 대체로 비슷한 결이라는 거예요. 답변을 모아서 두 가지 핵심으로 정리해보았는데요.
첫째는 “Hustle”. 채널팀은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진심이고 열정적입니다. 퀄리티에 있어서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깊게 고민해서 단순하고 훌륭한 해답을 찾아냅니다. 영역에 관계없이 어떤 팀이든 맡은 업무에서 완성도와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두번째로 “Friendly”.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저희 팀이 일하는 방식이에요. 너무 진지하게 무게 잡지 않으려 하고, 뻔한 내용도 신선하고 위트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고객은 왕이라는 전통적인 생각보단, 고객은 친하게 지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고객과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오피스에서 네트워킹 행사도 자주 열죠.
채널팀이 가진 특성을 브랜드 경험에도 잘 녹여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Bold & Wit”를 브랜드 디자인 원칙으로 정하고 모든 접점에 반영하려 했어요. Bold는 자신감 있어 보이고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새로운 시도, 핵심에 집중한 단순하고 명확한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Wit는 따듯하면서 인간적인 디자인, 쉽고 유쾌한 디자인,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디자인으로 정의하였어요.
채널톡 로고는 심볼과 로고타입이 결합된 형태인데요. 심볼을 채팅 버튼으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어웨어니스(Awareness)를 위해서 앞으로도 심볼과 채팅 버튼을 같은 형태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심볼은 로고로서 개성을 가지면서도 채팅 버튼으로서 기능도 드러내야 했어요.
로고로서 다른 브랜드와 구별되는 개성이 있어야하고,
버튼으로서 ‘말을 걸고 싶은’ 어포던스(Affordance)를 유발해야한다.
기존 심볼의 의인화는 계승해야 할 좋은 요소라고 생각했고, 의인화된 버튼을 전제로 스케치를 시작했어요.
말풍선 안에 눈, 코, 입을 다양하게 조합해봤는데 이게 쉽지 않았습니다. 의인화된 말풍선은 정말 오랜 시간동안 존재해 왔거든요. 심볼이 충분한 개성을 가지면서도 신뢰감을 잃을만큼 가벼워 보이지 않는게 중요했어요.
말풍선 안에 눈과 입을 둘 다 넣으면 만화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했었어요. 동양은 눈, 서양은 입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고 하는데, 우리도 글로벌 고객에게 다가가려면 입을 그리는게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개구리에게 입맞춤을 해봐야, 그중에 왕자를 하나 찾아낼 수 있다.” 세계적 발명가 딘 카멘 말했습니다. 디자인 작업도 결국 실험이고 발견입니다. 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많이 해봐야 알 수 있죠. 상상력을 갖고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 해봤습니다. 사례도 많이 찾아 보고, 이거 뭔가 될 것 같다 싶으면 꼭 그려보고 조합해 보았어요.
중요한 건 팀에서 아이디어 공유 빈도같아요. 공유를 자주 해야합니다. 공유가 원활해지면 의사 결정도 빨라지거든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나치게 확신하게 될 위험도 줄어들죠. 저희는 그룹 채팅방을 만들고 거기서 미완성 디자인도 러프하게 공유했어요.
방 이름은 <이런로고어때> 였습니다 목적은 미완성 아이디어도 툭 툭 던져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였죠. 시안이 아니여도 좋은 사례나 디자인 트렌드도 공유했고요. 덕분에 아이디어의 양을 늘리고, 빠르고 다양하게 시도해본 것 같아요.
리브랜딩은 중요한 의사결정인만큼 C레벨과의 성실한 공유가 중요해요. 실무자와 의사결정자의 기대치가 일치해야하죠. 공유 텀이 길어져서 기대치가 벌어지지 않아야 해요. 저희는 따로 디자인 공유 미팅을 잡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그룹방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의사 결정했어요. 낮에 시안을 올리면 늦은 밤이나 다음날 아침에 간단한 답변을 주는 식이였죠. 덕분에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까요?
가장 큰 진화는 단순함입니다. 눈 두 개가 미소 하나로 변화했죠. 미소에는 채널톡의 미션인 “비즈니스와 고객을 더 가깝게 연결한다(Bridge)"라는 가치가 담겨있습니다.
저희는 채널톡을 “24시간 상주하는 온라인 점원”이라고 자주 비유하는데요, 접객(Hospitality)의 본질인 미소가 심볼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인상을 주기위해 원형 바탕을 모서리가 둥근 네모로 바꾸었고, 로고타입은 두께를 주어서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다국어 버전도 만들고, 다크모드를 고려하여 네거티브 버전 심볼도 디자인했습니다.
채널톡과 채널엑스가 같은 디자인 DNA 공유하게 하고 싶었어요. 마감 부분의 라운드값이나 전반적인 곡률 값을 맞춰서 비슷한 인상으로 디자인하였어요.
더욱 단순하고 친근하게, 고객과 기업을 연결한다라는 가치를 담은 채널톡 리브랜딩, 어떻게 보셨나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채널톡은 “고객과 기업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든다“라는 한 가지 미션에 집중했습니다. 앞으로 채널톡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일본,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 메신저로서 고군분투해 나갈 것입니다.
더 많은 기업이 채널톡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리브랜딩 영상을 소개해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채널톡 버튼을 만나신다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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