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6월 4일
”전국에 성형외과가 1,500개 있고요, 강남구에만 성형외과가 470개 정도 됩니다. 아시다시피 광고도 넘쳐나고요.
성형외과의 경우에는 관련 의료법이 있어서 무작정 손님들을 끌고 오는 마케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수죠.”
쥬얼리성형외과(이하 “쥬얼리")의 홍보를 담당하는 심재승 상무는 병원에도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쥬얼리는 현재 매출 규모 기준으로 전국 성형외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개원 초기부터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며 쥬얼리를 알려 온 심재승 상무의 마케팅 노하우를 들어 보았다.
병원에도 마케팅은 정말 중요하겠네요.
물론 병원의 기본은 환자를 잘 치료하는 거예요. 기본을 충족시킨 다음에는 실력을 알릴 마케팅이 필요하죠. 지하철만 타봐도 강남에 얼마나 성형외과가 많은지 알 수 있잖아요. 그 틈에서 이름을 알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했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브랜딩에 집중했죠.
단순히 ‘쥬얼리’를 알린 게 아니라 ‘신사역에 있는 쥬얼리’, ‘가슴 성형을 잘 하는 쥬얼리’라는 식으로 우리 브랜드와 연상할 수 있는 개념을 함께 홍보했어요. 이렇게 쥬얼리를 각인시켜서 ‘쥬얼리 성형외과'를 검색하게 만들어야 돼요.
저도 ‘신사역에 있는 쥬얼리' 문구를 본 적이 있어요. 문구 앞에 ‘신사역'을 붙이신 이유는 뭐예요?
성형외과가 신사역에 있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음... 약간 ‘맛집 골목' 같은 느낌? 맛집 골목에 맛있는 식당들이 몰려있는 것처럼 신사역에는 실력 좋은 성형외과들이 밀집해 있을 것 같아요.
네, 그래서 붙인 거예요. 주변에 병원이 많은 신사역에 있는 성형외과면 기본적인 실력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잖아요. 신사역이 구체적인 장소이기도 하니 자연스럽게 신사역 부근을 떠오르게 하는 효과도 있고요.
그렇게 많은 성형외과 광고를 봤는데도 머릿속에 그 문구가 남아있을 정도면 성공적인 브랜딩 전략이었네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접근했거든요.
처음에는 손님이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곳부터 공략하기 위해서 차내 액자를 활용했어요. 지하철 역 안의 와이드스크린은 눈에 띄지만 너무 커서 한 눈에 들어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지하철 안에서는 가만히 서 있다가 눈 앞의 글자를 무의식적으로 읽어보게 되잖아요. 크기는 작아도 눈길이 가는 광고를 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했죠.
그 다음에는 지속적으로 지역 별 유동인구와 타깃층을 분석했어요. 성형수술에 대한 수요가 있는 사람들의 유형을 파악해서 그런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동선에 위치한 노선에 따라 버스광고를 붙이고, 지하철 광고의 경우에는 지하철 역별로 유동인구 수와 특성을 고려해서 어떤 역에 게시할지 정했죠.
쥬얼리성형외과를 기억하고 검색한 고객들은 어디로 가시나요?
대부분 홈페이지에 들어와 쥬얼리가 어떤 곳인지 둘러보시죠. 그래서 홈페이지에 그분들이 관심가질만한 콘텐츠를 미리 풍성하게 준비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오기 전에 쥬얼리 홈페이지에서 <쥬얼리극장>이라는 영상을 봤는데 흥미롭더라고요.
영상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모두 일반인이에요. 지원을 받고 선발해서 성형을 도와드리죠. 실제 인터뷰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데요, 수술 후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를 질문드리면 대부분 내면의 변화를 이야기해요.
그런 콘텐츠를 만드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브랜딩을 할 때 정량적인 데이터를 봤다면 콘텐츠를 만들 때는 정성적인 데이터도 고려해야 돼요.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야 하니까요.
가장 큰 계기는 몇 년 전에 리얼리티 방송에서 본 여자분이었어요.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살기 힘들다며 괴로움을 토로하시더라구요. 꼭 도움이 되고 싶어 연락을 드렸고, 다행히 성형 수술을 잘 마쳤어요. 얼굴도 얼굴인데, 수술 후 성격이 달라지신 게 더 눈에 띄더라고요. 자신감이 생긴 후로 사람들도 더 많이 만나고, 일도 잘 풀리기 시작했대요. 삶이 바뀐 거죠.
그분 외에도 그동한 여러 고객분들이 수술 후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모습을 많이 봐 왔어요. 성형은 외모 뿐 아니라 내면을 위한 수술이라는 생각을 콘텐츠에 담았죠.
성형 수술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공감이 많이 되겠어요.
네, 성형 수술의 특징은 해보기 전에 그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다는 거예요. 결국 가장 궁금한 건 ‘내가 이 병원에서 수술하면 어떤 얼굴이 될까?’거든요. 그걸 최대한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해요.
그런 차원에서 수술 후기도 많이 공유하고 있어요. 병원이나 원장님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요, 수술 후기가 많이 있으면 자신에게 잘 맞는 스타일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수술후기가 많으니 고객들이 정말 든든하시겠네요.
후기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병원에 방문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홈페이지 방문이 내원으로 이어지는 건 정말 극소수예요. 검색해서 들어왔다가도 대부분은 그냥 나가시거든요. 그동안 마케팅에 들였던 공이 다 물거품이 되는 거죠. 홈페이지에 들어온 고객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채널의 채팅 플러그인을 달았어요.
채널은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방문객 데이터를 활용하죠. 이벤트 페이지를 보고 있는 분께는 궁금한 이벤트가 없는지 가볍게 말을 걸기도 하구요,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나가도 메시지를 보내면 핸드폰에 문자가 가니까 상담을 지속할 수 있죠. 그렇게 연락을 드리면 소극적이었던 고객분들도 궁금한 걸 하나라도 더 물어보시고 방문 상담이나 수술로 이어지게 됩니다.
회원가입 없이 대화할 수 있으니 고객들도 부담없이 접근하세요.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 편리해 하시구요. 채널을 도입한 이후로 홈페이지에 들어오신 분들 100명 중 90명은 채팅상담을 하고 계세요.
병원 입구에 간판이 여러 개 붙어있더라구요.
베트남, 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오시는 고객들을 위해 간판도 여러 언어로 만들어 두었어요.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를 휩쓴 뒤부터 한국 배우같은 외모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지금은 외국인 고객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요.
외국 고객들이 쥬얼리를 어떻게 알고 오시는 거예요?
해외에서도 성형 수술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걸 안 뒤로 해외에도 쥬얼리성형외과를 알리기 시작했죠. 국가별로 SNS 계정을 만들어서 해외에 계신 분들과 소통했고, 방콕과 호치민에는 현지 상담소도 있어요.
해외 고객들도 보통 홈페이지로 유입되나요?
네, 홍보를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온 해외 고객들과 실시간 상담도 하고 있어요.
영어,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중국어로 통역 가능한 직원들이 자국어로 실시간 채팅 상담을 해주니까 외국인 고객들도 신뢰감을 느낍니다.
병원은 보수적이고 변화가 느린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은 와장창 깨졌다.
쥬얼리는 데이터로 고객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파악하며 전략적인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었다.
기민하게 움직이며 세계 시장에서도 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쥬얼리의 다음 스텝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