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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프리무어의 캐즘 마케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가 아직 캐즘을 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90년대에 GM이 전기자동차를 출시했고 다른 모든 제조사들도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우고 있었긴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현재까지도 전기자동차는 기대에 비해 많은 보편화가 되지 않았는데요. 여기서 질문! 여러분은, 여러분의 주변 사람들은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에 'No'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라면 여전히 전기자동차는 캐즘을 넘지 못한것이에요.
여러분은 언제쯤 그 차를 사고 싶을까요?
캐즘(chasm)은 제품이 시장 진입 초기에서 대중화로 시장에 보급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단절 현상을 지칭해요.
위 질문에 대답은 여러분과 '기술수용 주기(Technology Adoption Life Cycle, 신제품의 수용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기술수용 주기를 통해 과연 여러분은 어떤 대중에 속하는지, 그래서 어떤 대중이 전기자동차를 가장 먼저 구입하게 되고, 전기자동차의 보편화는 어떤 부분들을 개선하면 될지 판단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읽으시면 좋을거예요.
선도 수용자 : 기술마니아들
조기 수용자 : 선각자들
초기 대중 : 실용주의자들
후기 대중 : 보수주의자들
말기 수용자 : 회의주의자들
전통적으로 모든 신기술을 최초로 수용하는 사람들은 그 기술 자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에요.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목욕탕에서 흘러내린 물의 양으로 비중을 측정하는 개념을 발견한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나 그리스신화에서 미로를 고안하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만들었던 다이달로스가 처음 접하는 기술 마니아일 거예요.
TV나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브라운 박사나 <스타트랙>의 데이터 소령이 더 친숙한 사례일지도 모르죠. 선도 수용자들은 '컴퓨터광', '기술마니아' 같은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대체로 내성적이지만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가장 먼저 제품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시장에서 그 제품이 다른 제품들보다 경쟁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깨닫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형편없는 설명서, 끔찍하게 느린 속도, 필요한 기능의 누락, 답답한 작동방식도 기술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용인하죠. 한편 기술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신랄한 독설도 서슴치 않아요.
사업에서 기술 마니아들은 모든 신기술을 검증하는 문지기나 다름 없어요. 그들은 기술을 배우기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초기 평가를 잘한다고 인정받죠. 따라서 그들은 첨단기술 마케팅에서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에요.
기술 마니아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들
그들은 어떤 속임수도 없는 사실 그 자체를 원해요.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유능한 전문가에게 설명을 듣고 싶어해요.
그들은 신제품을 최초로 사용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해요.
그들은 저렴한 가격을 원해요.
대기업들은 첨단기술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신기술 연구소 같은 부서에 기술 마니아들을 고용하기도 해요. 그들에겐 어떤 물건의 특성을 조사하고 그것이 회사에 유용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한 가지를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요.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에서 기술 마니아들은 IT 부서의 '연구원'으로 임명되거나 제품설계팀에 소속되어 직접 제품을 설계하거나 다른 팀원들을 지원하곤 해요.
기술 마니아들은 주로 웹사이트를 사용하며 전자잡지, 무료 데모, 웨비나를 비롯해 무엇이든 요청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직접반응 광고가 효과적이에요. 이메일로도 충분히 그들과 접촉할 수 있어요. 사실에 입각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면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것이에요.
기술 마니아들은 불쏘시개나 마찬가지예요. 그들은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다루어야 해요. 그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그들에게 비밀을 공개하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피드백을 제시하도록 한 후에, 그들이 제안한 수정안을 적절히 수용하고 그들에게 수정을 통해 개선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에요.
선각자들은 떠오르는 신기술과 전략적인 기회를 연계하는 통찰력, 이를 위험성이 크면서 장래성이 밝은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기질, 프로젝트를 조직에서 수용하도록 이끄는 통솔력을 지닌 흔치 않은 부류의 사람들이에요. 선각자들은 단지 개선이 아닌 근복적인 혁신을 추구해요.
선각자들은 기술 마니아들과 달리 어떤 시스템의 기술 그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그런 기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적인 도약의 가치에 집중하죠.
그들은 자신이 주목하는 기술의 엄청난 잠재성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수용 주기의 모든 집단 중에서 가장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에요.
선각자들의 다른 중요한 특징은 매사에 서두른다는 것이에요. 그들은 미래를 기회의 창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창이 빠르게 닫힌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그들은 프로젝트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고액의 보수 같은 당근이나 벌칙조항 같은 채찍을 활용하면서 마감기한을 지키도록 압박하기도 해요.
선각자들 찾는 법
선각자들은 여러분이 그들을 찾는 경우보다 그들이 여러분을 찾는 경우가 월등히 많을 것이에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들이 여러분을 찾는 방식에 기술 마니아들과의 관계가 활용된다는 것이에요. 이런 이유에서 기술 마니아 집단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첨단기술 역사 전반에 걸쳐 초기 대중, 혹은 실용주의자들은 모든 기술 제품에 있어서 시장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했어요. 실용주의자들은 개척자가 되고자 하지 않고, 결코 초기 시험장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기술의 '첨단'이 흔하게 '출혈'을 일으킨다는 것을 몸소 깨우친 사람들이에요.
실용주의자들, 과연 누구인가
실용주의자들의 특정을 한 단어로 규정하기는 어려워요. 그들에게서는 선각자들처럼 관심을 끌 만한 기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햄릿보다 호레이쇼에 가깝고, 돈키호테가 아닌 산초 같으며, 성격상 해리 포터보다 더티 해리와 비슷해요.
실용주의적 CEO는 찾기 힘들 정도로 흔하지 않다고 해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크게 즐기지 않죠. 링크드인(LinkedIn)의 제프 와이너, 이베이(eBay)의 존 도너호, 심지어 유명한 기업인인 HP의 멕 휘트먼과 델의 마이클 델도 이 부류에 속해요. 그들은 극적인 상황을 거의 연출하지 않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죠.
실용주의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실용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어요. 그저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면 돼요. 실용주의자들의 목표는 늘 점진적이고 측정과 예측이 가능한 진보로서 비율의 향상을 이루는 것이에요.
그들은 신제품을 도입하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싶어 해요. 그들은 불가피한 경우에는 위험부담을 감수하지만, 일단 안전장치를 마련한 후에 그 위험부담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편이에요.
실용주의자들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지만, 일단 고객으로 확보하면 충성도가 높으며 종종 정해진 조건에서 여러분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회사의 표준에 적용하기도 하니, 꼭 참고하세요!
기술수용 주기 모델에서 실용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의 수는 거의 동일해요. 달리 말하면 보수주의자들은 어떤 기술수용 주기에서든 모든 유효한 고객들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하나의 시장 부문으로서 그들은 좀처럼 기대만큼 수익성이 극대화되지 않는데, 대체로 첨단기술 기업들이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보수주의자들은 본질적으로 불연속적인 혁신에 반발해요. 그들은 진보보다 전통을 훨씬 더 신뢰하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자신에게 유용한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고수하려고 해요. 변화를 즐기지 않죠.
그들은 SNS 피드를 업로드 하지않고 여전히 신문을 보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보수주의자들은 의외로 조기 수용자들과 더 많은 공통점이 있어요. 보수주의자들과 선각자들은 순응을 바라는 요구에 완강히 저항하고 실용주의자 집단은 그런 요구에 동조하며 결속하죠. 물론 보수주의자들도 결국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지만 그저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목적일 뿐이에요.
보수주의자들은 앞서 말했듯 첨단기술을 두려워해요. 그래서 그들은 제품의 완성도가 정점에 이르고,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제품 자체가 범용품으로 취급되는 시점인 기술 수명주기 말기에 구매하는 편이에요.
보수주의자들은 모든 요소들이 구비된 완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고 싶어하고, 첨단기술 제품이 냉장고를 사용하듯 편하기를 바라요. 그래서 그들이 좋아하는 제품은 음악, 이메일, 게임 같은 한 가지 기능에 주력하는 것들이죠.
기술수용 주기에서 마지막 6분의 1을 차지하는 집단인 회의주의자들은 극단적으로 보면 첨단기술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어요. 회의주의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은 어떤 유형이든 단속적인 혁신은 자체적인 약속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항상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에요. 이처럼 파악하기 힘든 위험부담이 도사리는 결과의 조합은 그들에게 그저 가망성 없는 도박처럼 보일 뿐이죠.
회의주의자들은 첨단기술 마케터들에게 끊임없이 판매를 위해 내세운 주장과 실제 제품의 성능 간의 불일치를 지적할 것이에요. 이런 불일치는 고객들에게 실패의 가능성을 유발하고 그런 실패는 결국 입소문을 통해 우리에게 시장점유율의 하락으로 되돌아올 것이에요.
이런 관점에서, 회의주의자들을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뛰어난 판매방식일지 모르지만 마케팅방식으로는 형편없죠. 회의주의자들은 우리의 행위에 현혹되지 않아요. 이 사실을 받아드리고 잘 활용해야 해요.
마케팅에서 기술수용 주기는 상당한 가치가 있어요. 기술수용 주기는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점에 근거해서 고객들을 심리통계적으로 구분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확실한 지침을 제시하죠.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모델의 근본적인 오류는 한 제품의 수명이 지속되는 동안 여러 시장 부문을 거치면서 원활하게 연속적으로 진행한다는 전제와 달리 실제로는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난다는 것이에요. 대체로 두 개의 시장 부문 사이에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전환을 이루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데, 그 이유는 기존의 전략에 안주하게 되는 시점에 새로운 전략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기술수용 주기에 시장 부문들 사이 균열은 왼쪽의 집단을 오른쪽의 시장부문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기반으로 사용하고자 하면서 발행하는 신뢰성의 간극을 나타낸다고 이해해야 되겠죠.
기본적인 시장의 유사성으로 인해 집단들은 비교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요.
1) 선각자들은 기술 마니아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그들의 관점을 존중하는 성향을 나타내요. 2) 보수주의사들은 기술을 구매하면서 실용주의자들의 도움에 의지해요.
실용주의자들은 기술에서 창출될 1)잠재적인 이익을 파악하고 2)유망한 기술을 구매하는 능력에 대해 큰 자신감이 있고, 보수주의자들은 1,2번에 대해 훨씬 더 소심해요. 그들은 어느 정도까지 실용주의자들을 따르려고 하지만 실용주의자들의 자신감에 다소 위축되어 있죠.
반면, 실용주의자들은 구매결정을 내릴 때 선각자들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아요. 이런 현상 때문에 '캐즘'이 발생하죠. 이런 현상은 선각자들에 대한 마케팅에 성공을 거둔 첨단기술 기업이 영업계획의 변화를 간과할 경우에 훨씬 더 복잡해져요. 이를테면 실용주의자들은 생산시설의 운영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데, 기업은 정작 최근에 연구소에서 거둔 성공을 과시하죠. 혹은 실용주의자들은 '업계의 기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데 오히려 기업은 '첨단기술'에 대해 언급하죠.
또한 기업은 실용주의자들이 당장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고 그 방법을 찾지만, 실용주의자들은 시간을 두고 기다리고자 해요. 양측의 입장은 모두 지극히 타당해요. 하지만 일단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누가 먼저 눈을 깜빡이느냐가 관건이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