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 Talk
인터뷰 하러 갔다가 우리가 영업당하고 왔네요 ^^;;
그런 곳이 있습니다. 난 분명 인터뷰를 하러 갔는데 영업을 당하고 오는... 일하러 갔는데, 어느새 팬이 돼서 돌아오는...!
오늘의 주인공 돌로박스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돌로박스는 수의사가 만든 반려견 용품 정기배송 서비스입니다. 반려견을 기르다 보면 자식같은 우리 강아지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데... 매번 성분 하나하나 분석해가며 좋은 제품을 매번 고르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돌로박스는 이런 고민을 쉽게 해결하는 서비스입니다. 임상, 행동, 영양 분야 수의사가 기획 혹은 제작한 반려견 제품을 3만 원 대 가격에 정기 배송해줍니다.
제품을 만들 때 얼마나 정직하게 만드는지, 실제 대표님도 돌로박스에서 만든 강아지 간식을 배고플때마다 드신다고하는데요, 채널톡 팀이 반하고 온 팀 돌로박스 이야기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엑셀 볼 때가 가장 즐겁다는 숫자 덕후. 지금은 가족 전화번호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학창시절엔 영재학교를 다닐 정도로 수학천재라 불렸다. 아이비리그 졸업하고 20대에 이미 억대 연봉을 달성하며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걷는 듯 했으나,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돌로박스를 창업해 사서 고생(?)중이다. 세상 모든 개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는 고개🐶 전문가다.
Q. 마케팅 예산을 거의 쓰지 않고 성장하셨다고 들었어요.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렇게 됐네요. 창업하고 야생으로 나왔는데, 일단 마케팅 예산이 별로 없더라고요. 돈만 많으면 저희도 TV 광고도 하고 그랬겠지만, 아시다시피 초기 스타트업은 짠돌이가 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단 팔릴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했어요. 마케팅에 쓸 돈을 제품에 투자하자.
처음엔 "내가 진짜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만들겠어!" 이런 패기로 시작을 했어요. 좋은 재료만 쓰고, 전문가가 만들고. 그런데 막상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을을 보면 그게 중요한게 아닐 때도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고객은 품질 좋은 제품을 찾기도 하지만, 또 어떤 고객은 품질은 좀 떨어지더라도 디자인이 예뻐서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제품을 찾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품질이라는 것도 주관적인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피드백을 듣는게 중요하다. 사실 내가 암만 좋은 재료를 쓰고 좋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게 고객이 느끼기에도 좋은 제품인 건아니거든요. 결국 우리가 좋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고객이 좋다고 말하는게 중요한거다. 그 부분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아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Q. 고객 이야기만 듣고 디자인을 위주로 개발하다 보면, 돌로박스가 중요시하는 품질을 잃게 되지 않을까요?
저희가 고객 이야기를 듣고 품질은 포기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그 대신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 버릴 것을 확실히 정의한거죠.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고자 한 가치는 이 제품이 임상/행동/영양 분야 수의사가 봤을 때도 좋은 제품인가예요. 개에게 좋지 않은 물건은 팔지 않겠다는거죠.
이것을 지키기 위해 포기한 건 마진이였죠. 마진을 손해 보더라도 퀄리티를 포기하지 말자는게 저희의 결론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가 저희가 고객의 피드백을 듣고 더한 것은 디자인이였고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지금의 돌로박스예요.
돌로박스가 지키고 싶었던 것 : 건강에 좋은 제품
고객이 원하는것 : 예쁜 디자인
결론 : 건강에 좋은 강아지 용품을 디자인 개선해 판매하자! (그 대신 마진은 일부 양보하자)
Q.기억에 남는 마케팅이 있으신가요?
좋은 제품이 최고의 마케팅이란 말이 맞는것 같아요.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저희가 기표소 장난감을 만들었어요. 강아지들이 많이 갖고노는 노즈워크 있잖아요. 그게 지금은 바닥에 천을 까는 형태로 많이 나오지만 원래 유래는 박스에 먹을걸 숨기는 데서부터 시작 했거든요. 여기에 힌트를 얻어서 기표소 박스로 장난감을 만든거죠.
이 때 한 달 광고비를 100만 원도 안 쓸 때였는데, 출시하고 나서 인스타그램에서 엄청 바이럴이 돌았어요. 네이버 메인에도 소개 됐고. 상품 자체가 시즌 이슈랑 잘 맞아 재미 있기도하면서, 강아지 행동 전문가가 만든 제품이라 강아지들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유명세를 탄 계기가 됐죠.
이때 말고도 어김없이 잘 됐던 때는 어김없이 Pain Point를 잘 해결해줬을 때에요. 예를들어 여름에 강아지들이 산책 나갈 때 더우니까 아이스조끼를 많이 입히는데, 시중에 있는 아이스조끼는 시원함이 오래가지 않거든요. 저희는 이런 단점을 개선해서 3중 레이어 매쉬 형태로 만들고 아이스팩 내장할 수 있게 만들어 냉기가 유지되는 기간이 길게 했어요. 역시 고객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Q.돌로박스의 자랑스러운 점을 꼽자면?
저는 솔직히 제품 퀄리티 만큼은 자신이 있어요. 저희 회사 구성원만 보시더라도 진정성을 아실 거예요. 수의학에도 전문 영역들이 다 있는데, 저희는 전문가가 분야별로 다 계세요. 임상 수의사, 행동학, 영양학, 안과/치과 등. 실제 사내에 소속된 수의사 분들이 출연하는 유튜브도 운영하고요.
저희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강아지 음식을 만들어요. 실제 저희가 배송해드리는 간식에는 첨가물이 하나도 안들어 있어요. 실제로 저도 배 고플때 강아지 간식 자주 주워 먹는다니까요😅 뜨억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말 건강하게 만들었다면 사람이 못먹을 이유가 있나요? 소금, 설탕같은 것들도 안들어가고. 오히려 건강식이에요. 당뇨 앓고 계신분들한테는 진짜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니까요.
Q.신념을 지키면서 사업하시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관련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저희가 2년 전에 자동 리드 줄을 기획 했었어요. 시장성은 확실한 제품이었어요. 단순히 리드줄만 되는게 아니라 배변 봉투도 함께 들어있는 기능성 제품이었거든요. 당시에는 이런 제품이 없어서 잘될게 눈에 선했어요. 그런데 저희 수의사 선생님이 자동 리드줄이 동물 행동학적으로 절대 써서는 안되는 제품이라고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내 이름을 걸고 절대 이 상품을 판매 할 수 없다고. 고민이 많았죠. 지금에야 웃으면서 편하게 얘기하지만 그때만 해도 정말 내부사정이 심각했어요. 그때 이미 제조사에 선금까지 냈었거든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고민하다 결국엔 무산하고 출시하지 않았죠.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보긴 했지만, 저희의 진정성을 지킬 수 있었죠. 지금은 끝까지 반대해주셨던걸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희 고객분들이 보통 한 번 구매를 하시면 보통 1년 이상은 서비스를 유지하시는데요, 이렇게 높은 리텐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진정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Q.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계신 부분이 있나요?
이제는 아침 습관이 되어버렸는데, 매일 출근 할 때마다 채널톡으로 밤 사이에 들어온 고객문의를 봐요. 고객 피드백만 제대로 봐도 다음 상품 기획에 도움이 되거든요.
저희 서비스 이용해주신 분들중에는 진성 고객분들이 많아요. 월 몇 만원씩 강아지에게 좋은 제품 먹이려고 고정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게 쉬운일은 아닌데, 이용해주고 계신거니까 정말 강아지를 사랑하시는 분들이죠. 저희 고객분들께 감사한 점은 피드백을 정말 잘 주신다는거예요.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 때문에 마음에 들었는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제품은 무엇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논술 시험 보듯이 길게 주시거든요. 이런 피드백은 꼭 다음 제품개발에 반영하려 노력합니다. 성장의 자양분이죠.
마치며
"돌로박스는 정말 고개🐶중심 회사네요"
인터뷰 내내 돌로박스 진정성에 감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과 고객 피드백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는 것이었어요. "내가 전문가니까 내가 알아서 멋진 제품을 만들거야"가 아닌,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마켓 핏을 맞춰 나가는 모습이 멋졌어요!
앞으로도 돌로박스같이 진정성 있는 회사들이 쑥쑥 성장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