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위원 출신 법학과 교수님이 논술 강의를, 금메달리스트 수영 선수,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가 1대1 운동 코칭을,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나왔던 래퍼가 랩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
그곳은 논술 학원도 예체능 학원도 아닌, 서비스 전문가 매칭 플랫폼 ‘숨고'.
숨고는 ‘숨은 고수'를 찾아 일반인과 이어주는 서비스 전문가 매칭 플랫폼으로, 지금까지 600개 분야에서 20만 명의 고수들을 세상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능력있는 고수들을 잘 찾아낸 덕분인지 지난 1년 동안 누적 거래 규모가 5배나 늘어 얼마 전에는 1,000억 원을 달성했다.
20만 명의 고수들과 일반인들을 이어주는 요청서는 130만 장 넘게 전송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비즈니스를 성사시킨 매칭 플랫폼 ‘숨고'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법을 묻기 위해 역삼동 숨고 사무실에서 김상우 세일즈 팀장, 김정기 리텐션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보았다.
판소리, 스와힐리어 가르쳐 드립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거래 규모가 5배 성장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신 건가요?
저희 비즈니스는 특정 분야의 능력을 가진 고수와 일반인을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에요. 플랫폼 비즈니스의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다루는 서비스의 카테고리를 늘려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하구요, 두 번째로는 시장을 이용하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균형을 맞춰야 하죠. 작년에는 인테리어 등 거래 단가가 높은 홈/리빙 카테고리가 다양하게 확장되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수와 고수가 필요한 요청자를 빠르게 확보한 덕분에 규모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600가지나 되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잖아요. 숨고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이한 서비스가 있나요?
다른 데서는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도 찾기 어려운 서비스들이 많아요. 스와힐리어 같은 아프리카언어도 서비스하구요, 판소리, 가야금 등 국악 레슨, 배틀 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게임 레슨 등 다양합니다.
더 다양한 고수를 찾고 싶다면 여기로!
그런 특이한 분야는 고수를 찾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광고를 하거나 고수 분들께 추천을 받기도 하구요, 세일즈 팀에 고수 영입 전문 담당자도 있어요. 2주 마다 5~6개 정도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죠.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뜨고 있는 카테고리의 고수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고수와 요청자의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한 카테고리를 파악해 고수를 수혈해주기도 해요. 세일즈팀이 분야별로 잠재 고수를 리서치해서 숨고를 소개하고 이용 가치를 제안하죠. 한 명 한 명 영업하는 터라 직접 영입하는 고수의 숫자는 적지만,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맞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정기구독모델, 매출 4배, 성공적
숨고의 입장에서 ‘좋은 고수'는 어떤 분들인가요?
숨고를 꾸준히 잘 이용하면서 요청자들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주시는 분들이죠. 특히 숨고에는 투잡을 하시는 분들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이 많은데요, 이 분들이 매달 일정 규모의 고객을 확보하면서 숨고를 잘 이용해주고 계세요.
그래서 숨고는 고수들이 계속해서 수입을 내는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자리잡아야 해요. 1년 전쯤에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지속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기도 했어요.
숨고를 고객을 만나는 주요 경로로 사용하는 고수들이 적지 않다
비즈니스모델을 어떻게 바꾸신 건가요?
정기구독모델을 도입했어요. 저희는 요청서를 받은 고수가 가격이나 서비스 방식 등을 적은 견적서를 보낼 때 내는 비용으로 수익을 얻는데요, 원래는 견적서당 비용을 청구하다가 1년 전부터 매월 일정한 크레딧을 제공해 견적서를 보낼 때마다 크레딧이 차감되는 형태로 바꿨어요. 견적서를 보내고 반응이 없을 때는 크레딧을 보상해 드리는 정책도 도입했는데요, 사실 이때 수입이 오히려 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죠. 그런데 구독 모델을 도입한 이후로 매출이 4배 올랐어요.
고수님이 어떤 서비스를 등록하느냐에 따라 결제금액은 상이하다. 크레딧은 사용하고 반응이 없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까지 갖춰져 있다.
후기는 별점 5점
4배라니, 엄청난 변화네요!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게 저희 사업의 핵심이죠. 소위 '리텐션'이라고 하죠, 그걸 높게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어요.
어떤 전략인가요?
처음부터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서비스 사용 처음부터 고수들이 편익, 즉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책임지고 도와드립니다.
숨고에는 수능출제위원 출신 교수님, 메달리스트 수영 선수, 프로리그 출신 야구 선수, <쇼미더머니> 출연한 래퍼 등 그야말로 숨어있던 고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분들이 고객을 만나기 위해 별다른 도움이 필요한가요?
평생을 바쳐 온 하나의 분야에서는 고수일지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서툴고 어색해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수능 출제위원이셨던 한 교수님은 스펙을 자랑하는 프로필 작성을 낯간지러워 하시더라구요. 세일즈 하는 걸 불편해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세일즈나 마케팅을 전혀 모르거나 경험이 없는 고수들께는 숨고가 꼭 필요하죠. 이런 점을 알고 처음부터 숨고를 잘 이용하시게 돕기 위해 온보딩 부트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온보딩 부트캠프가 뭔가요?
온보딩을 순탄하게 잘 할 수 있게 돕는 거예요. 저희는 멤버십에 가입한 모든 분들께 가입 다음날 전화를 드려요. IT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보니 사람이 직접 전화를 올 거라고 기대하시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전화를 하면 놀라시기도 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져 라포(rapport-관계) 형성도 잘 되더라구요. 처음에 좋은 관계를 만들면 나중에 연락을 드려서도 더 자연스럽게 정보를 전달드리고 도울 수 있어요.
온보딩 부트캠프를 통해 어떤 도움을 드리나요?
대화를 하면서 숨고를 활용하는 꿀팁도 전달드리고, 문제나 궁금하신 점을 해소해 드리죠. 예를 들면, 서비스는 만나서 하지만 연결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O2O(Online to Offline) 방식이다 보니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서 후기를 제일 꼼꼼하게 살펴보시기 때문에 고수분들께 초기부터 좋은 후기를 많이 받아야한다고 알려드려요. 고수를 소개하는 프로필 작성은 기본이에요. 경력사항이나 자기소개 등 실력과 바른 태도를 알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올려야 고객들이 믿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거든요.
좋은 후기는 고객을 모으는 기본 요소!
고수가 알아주는 고수
온보딩 부트캠프로 잘 정착한 분들이 많이 계시나요?
네, 그럼요. 특히 한 젊은 방충망 사장님이 기억에 남아요. 그 분이 사업을 시작하고 네이버 검색광고 같은 온라인 광고를 사용하고 계셨는데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웠대요. 근데 숨고를 만나고 나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게 되신 거예요. 그분이 추천해주셔서 숨고에 가입한 고수들도 많으세요.
플랫폼 비즈니스의 숨은 고수 '숨고'의 김상우 팀장님과 김정기 스페셜리스트
모든 분들이 온보딩 한 번에 숨고를 잘 배우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해요.
그렇죠. 그래서 온보딩에서 끝나지 않고 주기적으로 숨고 꿀팁을 담은 메일을 보낸다든지, VOC(Voice Of Customers)도 듣고, 채널톡으로 실시간 소통도 해요. VOC를 서비스에 즉각 반영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저희는 카테고리별로 서비스 요청서, 견적서의 내용이 달라요. 작년에 많이 확장된 인테리어나 이사 같은 서비스들은 견적을 내기 위해 실제 모습을 봐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진도 첨부할 수 있게 폼을 수정해달라고 하셔서 폼을 바꾼 적도 있죠. 폼을 바꾸고 나니 요청자들과 소통하기도 편하고 수입도 늘었다는 반응도 많아요.
채널톡도 고수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 도입하신 건가요?
처음에는 아니었어요. 원래 홈페이지에서 채팅하는 도구로 카카오톡을 썼는데 로그인도 필요하고 창도 새로 띄워야 해서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홈페이지에서 바로 대화할 수 있는 채널톡을 설치했는데요, 버튼만 누르면 채팅창이 열리고 실시간으로 빠르게 대화할 수 있으니까 질문하고 싶을 때 언제든 질문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고수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어요. 실제로 도입 이전보다 더 많은 고객과 상담하지만 더 빠르게 답변을 드리고 있죠. 일 평균 응대 고객 숫자는 40% 늘었고 고객당 평균 응답시간은 100% 감소했습니다.
100% 실력으로 승부합니다
훌륭한 고수들을 숨고에 많이 모으고,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것 만으로도 고수가 필요한 요청자들이 저절로 숨고에 모일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의 실력있는 고수를 모시고 오는 게 많은 요청자들을 모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죠.
숨고에 정말 '실력있는' 고수들이 많다는 걸 요청자들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숨고는 공정한 생태계예요. 저희는 돈을 더 낸다고 해서 더 눈에 띄게 광고할 수 없거든요. 프로필, 견적서 같은 기본적인 양식을 정성스럽게 채운 다음, 직접 서비스를 사용해본 고객의 후기만으로 평가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예요.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거죠. 그래서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글이나 광고같은 걸 보고 실망한 분들이 숨고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페어플레이 마켓' 숨고에 오시면 진짜 실력자를 쉽게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숨고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요, 수능 과외 선생님을 찾을 때도 소개비를 냈던 것 같은데 요청자들이 숨고를 이용하는 비용은 무료더라구요?
우리가 인터넷 쇼핑을 할 때 필요한 제품을 찾고 주문하기 위해서 서칭 비용을 내지 않잖아요. 서비스도 마찬가지여야 하죠. 저희가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고 있는 만큼 인터넷 곳곳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가 숨겨져있기도 한데 서칭 비용이 따로 들지 않기도 하구요. 숨고는 서비스를 위한 오픈마켓이에요. 편리하고 빠르게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 제공자를 찾기 위한 장을 제공하죠.
요청서가 너무 꼼꼼해서 공짜로 고수를 찾는 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빠른 서칭은 곧 정확한 서칭과 같은 말이에요. 미리 요청자와 고수가 알아야 하는 정보를 요청서에 적어 놓으면 그 내용에 따라 맞춤형 견적서를 보낼 수 있어요. 서로 필요한 정보를 알기 위해 검색하고 질답하는 과정을 자동화 한 셈이죠. 이렇게 요청자가 이용하기 쉽게 세팅을 해 놓으면 고수들의 고객들이 숨고에 더 많이 모이고 비즈니스에 활력이 더해지는 거예요.
13단계의 견적서. 너무 꼼꼼해서 무료로 이용하는 게 미안할 지경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숨고의 미션은 '페어플레이 마켓'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영역에는 개입하지 않고 오로지 숨고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뿐이다.
잘 쓰는 방법만 알아도 돈이 되는 서비스라니. 누군가가 사업의 본질은 사용자가 편익을 느끼는 것이라고 하던데, 숨고는 그 본질을 제대로 구현한 기업이 아닐까. 앞으로 숨고에서 만나게 될 1000가지의 서비스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