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h • co-CEO
6월 27일
모두가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말하는 CX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을까?
아주 먼 옛날, 상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점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이 때부터 고객은 물건을 만져보고 착용해본 뒤,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과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 상인들은 우편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화기가 등장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객의 집에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를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매장은 대형 산업으로, 고객은 소비자로 확대되기 시작합니다. 80년대부터 비즈니스는 무선 전화기와 팩스에 열광합니다.
집에 컴퓨터가 설치되기 시작합니다. 인터넷의 시대가 열립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쇼핑하기 시작합니다. 검색하고 다운로드합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모바일 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스크린을 만지고 앱을 터치해서 실행합니다. 트렌드를 보고 클릭하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깁니다.
SNS가 등장합니다. 라이크를 누르고 언라이크를 누릅니다. 경험하는 모든 것을 온라인에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셀카를 찍고 실시간 상태 업데이트를 하며, 채팅을 합니다. 고객의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모든 의견들이 공개됩니다. 조 단위의 매장들과 조 단위의 고객들이 언제나 연결되어 있습니다.
내 손안에 글로벌 매장이 생깁니다. 본 적도 없는 브랜드의 매장이 내 일상의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합니다. 주문한 뒤 자고 일어나면 제품이 와있습니다.
상점과 고객이 처음 만들어진 날부터 모든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CX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CX라는 단어는 이렇듯 광고, 매장, 온라인 사이트, 고객지원 등 비즈니스와 고객이 만나는 모든 접점(Touch Point)을 관리하는 일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있는 모든 곳에 CX가 있다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고객과 만나는 방법들이 늘어났습니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전화, 메일로만 만날 수 있었던 고객이 TV, 모바일, SNS 등의 채널로 확장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객여정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부서들이 각각의 맥락으로 CX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재밌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지인 3명이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하던 도중, 저는 마케팅 관점에서의 CX를, 다른 분은 오퍼레이션 관점에서 CX를, 마지막 한 분은 제품 디자인의 관점에서 CX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어? 내가 말한 CX는 당신이 말한 CX가 아닌데?' 서로 핀트가 어긋난 대화를 꽤 오래 이어갔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포괄적인 단어를 미시적으로 활용하면서 혼란도 있습니다. CX는 디자인, 광고, 전략, 마케팅, 오퍼레이션(CS를 포함하는)에서 모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다른 업무임이 분명하죠.
서로 포괄적인 단어로 이해하고 활용된다면 괜찮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일은 CX가 아니라 내 일이 CX라고 주장한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각 부서가 더 나은 표현을 찾을 수 없어서인지 몰라도 CX라는 표현은 오늘날 여러 부서에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린 CX라는 보다 확장적인 의미를 사용하게 된 걸까요?
고객과 접점이 많아지다보니 브랜딩 차원에서 모든 경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CX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사적인 노력을 표현하기 위해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합니다. 많은 경우 이런 노력을 가장 처음 시작한 팀에서 'CX를 담당하는 팀이다'라고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최근 광고 상품들 중에서는 CX관리 도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 넓은 범위의 고객여정을 정의하고 퍼널을 진단한뒤, 디지털 마케팅을 중심으로 고객의 리텐션을 만드는 광고 상품들인데 최근 시장의 좋은 반응이 있다고 합니다.
고객의 고충처리를 업무 범위로 제한하던 CS팀이 고객과의 대화가 매출을 올리거나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을 깨닫게 됩니다. 고객중심적인 소통을 회사 업무의 중요한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CX라는 단어를 활용하고 오퍼레이션의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을 목표로 설정합니다.
우리는 CX가 큰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나의 일이 큰 관점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정의하면, 혼란이 줄어들 것입니다.
지난 5월 CXC(고객경험 컨퍼런스)를 시작하면서 저희도 어떤 의미의 CX를 사용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저희의 소결론은 '가장 포괄적인 의미 그 자체로 사용하되, 마케팅, 그로스, 오퍼레이션에 초점을 두자'였습니다.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최소한의 키워드를 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CX를 개선할 수 있고, 개선해야하는 시대
수많은 시간이 지나고 기술혁신이 이루어졌지만,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결국 고객입니다. 산업화 시대에서 고객과 다소 멀어졌던 비즈니스가 인터넷/모바일 시대에 와서 인류 역사상 가장 가깝고 긴밀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과 더 친해지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가는 것은 필수입니다. 고객이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나와 함께 한 기억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오늘의 CX 개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모두가 해야할 일입니다. 부서와 상관없이 내가 오늘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디테일을 하나 만들었다면, 당신의 CX는 오늘 분명 조금 더 좋아졌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