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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프리허그 캠페인 기억나시나요.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프리허그 캠페인을 한국에 정착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 안희철 대표님입니다.
안대표님이 운영하는 드림메이커스는 외국어 교육 기업입니다. 국내 1위 독일어 교육 플랫폼 독독독과 영어,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미니학습지란 서비스를 제공하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 기업은 알면 알 수록 신기한 이야기가 나오는 양파 같은 곳이에요.
안희철 대표님의 인생을 네 글자로 표현하면 커뮤니티에 살고 커뮤니티에 죽는 커생커사입니다. 창업 전 '프리허그 코리아' 홈페이지를 만들어 프리허그를 한국에 정착시키기도 했고, 독일 유학시절에는 한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독일에 방 구하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독일에서 집을 구하기 어려워하는 한인을 돕기도 했어요. (이 커뮤니티는 지금도 100%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어요)
사업이 커진 지금도 다르지 않아요. 한 명의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대표님이 직접 유튜브 라방(라이브 방송)을 열고, 얼마 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어서 오프라인 학원을 열기도 했죠.
왜 이렇게까지 커뮤니티에 집중하시느냐는 질문에 "그게 좋아서"라고 대답하시는 순수한 열정가이기도 한데요 알면 알수록 뒷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드림메이커스의 창업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Q.프리허그는 어쩌다 시작하셨어요?
제가 프리허그 코리아 사이트를 만든 게 프리허그가 막 시작됐을 때였어요. 후안 만이라는 사람이 호주에서 "Free Hug" 피켓을 들고 찍었던 동영상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갔는데, 취지가 너무 좋았고 제 색깔과도 잘 맞아서 한국에도 꼭 정착시켰으면 좋겠더라고요. 프리허그가 잘못 정착될 경우 악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초반에 좋은 커뮤니티와 좋은 정책과 함께 시작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날 바로 밤을 새워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사람들을 모았죠. 3,000명 정도가 모였고 서로 사진도 공유하고 서로가 하는 곳에 가서 응원도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커졌어요. 나중에는 전국 단위로 지부도 생기고 할 정도로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렇게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 활동하는 게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Q.드림메이커스를 창업한 계기도 왠지 모르게 남다르실 것 같아요. 창업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어쩌다 보니' 창업을 했어요.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횟집에서 지인들과 농담처럼 "영어로 보드게임을 만들어보자"하고 보드게임을 만들었던 게 시작이었거든요. 그땐 그게 사업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작은 프로젝트 정도? 그게 지금 드림메이커스의 시작이 될진 꿈에도 몰랐죠.
Q.영어 보드게임의시장 반응은 어땠나요?
보드게임 업계에서도 관심을 많이 주셨고, 고객분들 반응도 좋았어요. 제가 워낙 커뮤니티를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보드게임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둘러앉아 하는 거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더라고요. 이렇게 보드게임 모임도 만들고, 파티도 하고, 벼룩시장도 열고, 아는 선배 불러다가 기타 수업도 열고. 그러던 중에 아는 형이 "야, 너 독일어 잘하니까 독일어 강의도 열어봐"해서 처음으로 독일어 강의를 처음 시작한 거예요. 사실 처음에는 커뮤니티 기반으로 활동했다 보니 저희를 회사라고 생각하기보다 커뮤니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커뮤니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가 대학교와 대학원을 독일에서 나왔는데 그 당시 독일에서 방을 구하려고 하면 정보가 없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독일에서 방 구하기,독일에서 구인구직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했어요. 또 독독독 페이스북 페이지도 운영했고요. 그 당시에 독일어 관련 콘텐츠가 시중에 많지 않아서 저희가 자료를 무료로 나눠드리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콘텐츠 마케팅이었던거죠. '이렇게 나눠만 주시면 어떻게 먹고살아요?' 이런 말씀도 하시고. 이렇게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팬이 생겼고 그러다 온라인 독일어 강의 콘텐츠까지 만들게 된 거죠.
Q.그럼 미니 학습지는 강의를 하다 자연스럽게 만들게 되신 건가요?
그렇죠. 독일어 강의를 하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독일어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독문과 대학원을 갔어요. 그런데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교재에 적용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아이디어를 얻어서 왕초보 반에서 가르쳤던 내용을 학습지에 녹여냈어요. 지금처럼 시리즈로 만들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30일 완성으로 한 권만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거죠. 다 콘텐츠를 연장을 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만든 학습지를 1단계로 두고, 9단계까지 확장해서 작업을 시작했던 거죠.
Q.미니학습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요. 특별히 신경쓰신 이유가 있나요?
저희의 첫 시작이 영어 보드게임이다보니 노하우를 살려 보드게임같은 디자인으로 미니학습지 패키지를 만들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패키지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처음에는 한권만 출시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고객분들 요청으로 권수가 늘어나다보니 학습지를 보관할 상자같은게 필요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새로 만들었죠. 여기에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패키지가 만들어지기 전에 미니학습지를 구매하셨던 분들은 박스를 못받으셨어요.근데 이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새로 리뉴얼 된 패키지를 기존 고객에게 모두 다시 보내드리기로 결정했어요. 패키지 비용 뿐만 아니라 배송비도 또 한 번 드는거고, 해외에 계신 분들께도 재배송을 해드려야 하니 지출이 꽤 컸어요.
Q.비용을 부담하시면서까지 패키지를 새로 보내드린 이유도 궁금해요 저는 고객경험을 정말 중요시해요. 독독독과 미니학습지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먼저 샀다는 이유로 패키지를 못받으면 서운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중요한건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실제 고객분들도 패키지를 받으시고 감동하시더라고요.
Q.미니 학습지에는 독일어 뿐만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처럼 다른 언어도 많더라고요. 다른 언어로 사업 확장은 어떻게 하셨어요?
제가 부모님이나 투자자 도움도 없이 오로지 제 손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리스크를 크게 지기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사업 초기부터 고객들에게 먼저 물어보는 습관이 있어요. 독일어 이외 언어로 미니 학습지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도 고객분들 의견듣는게 퍼스트였죠.
내가 프랑스어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해야겠다가 아니라, 고객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했어요. 고객의 목소리에 따라 움직이는게 최고의 판매 전략이라 생각하거든요.
사실 설문을 돌리기 전에는 막연히 일본어 미니 학습지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한국에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그런데 예상 밖으로 스페인어가 압도적인 1위더라고요. 저희 고객층이 독일어를 기반으로 모인 분들이다 보니 서양권 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던 거예요. 저희 마음대로 넘겨집고 일본어 학습지부터 만들었다면 큰일 날뻔한 거죠.
고객분들 의견에 따라 스페인어 학습지를 만들고, 좋은 강사분을 섭외해 콘텐츠를 만들고. 이런 과정을 반복해 지금은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소개하고 있어요.
Q.마케팅 전략을 짜실 때 고객의 목소리에도 유독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저희가 성공한 비결이 구글 설문지 덕분이에요. 제가 맨 처음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개인사업자가 뭐고 법인사업자가 뭐야 이런 질문을 할 정도로 사업에 관심이 없었죠. 그토록 비즈니스에는 관심 없었던 제가 지금의 미니 학습지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를 지지해 주시고 의견 주시는 고객분들이 계셨기 때문이에요. 성공할지 못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을 주시는 분들은 고객분들이거든요. 창업가가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전개시켜가기도 하지만, 결국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답을 알려주는 건 사실 고객분들이죠. 저희는 고객이 알려준 답을 중요시 여기는 회사에요.
Q.개인적으로 독일 커뮤니티에서부터 사업이 시작되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초창기부터 함께한 분들이 많으니 피드백도 남다를 것 같은데 고객분들과의 관계는 어떠세요?
제가 온라인 강의를 찍다 보니 길 가다가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하루는 비행기를 탔는데 승무원이 "어머, 다미안 선생님 아니세요?"하고 물어보신 적도 있어요. 알고 보니 저희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오시고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고객분이시더라고요. 승무원뿐만 아니라 비행기 탄 승객분들 두 명이 한꺼번에 저를 알아보신 적도 있으시고.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는 게 즐거운 경험들이죠.
Q.최근엔 오프라인 강의도 여셨던데, 이번에도 역시 반응이 좋았나요? 성공한 창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지도 궁금해요.
오프라인 강의를 열까 말까 고민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독일어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인원이 몇 명이나 될 것이며, 그중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러 올 수 있는 분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그런데 구글 설문을 돌려보니 오프라인 강의를 열면 압도적으로 다 온다고 하시는 거예요. 이전에도 고객분들이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달라, 학원을 만들어 달라, 지방에도 와 달라 이런 요청을 해주셨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오픈을 했죠. 학원 오픈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준비 기간이 20일 밖에 안됐는데, 오픈한 첫 달에 200분이 등록하셨어요. 열렬한 저희의 지지자이자 커뮤니티 회원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Q.고객분들 얘기하실 때마다 행복해 보이세요. 고객분들께 갖는 감정도 남다르시겠어요 비즈니스를 하면서 감사할 때가 많아요. 고객분들이 '이런 업체는 잘 돼야 돼',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 줄게요' 이런 얘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은 하시거든요. 그런데 제가 다른 업체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저희가 고객에게 받는 사랑은 진짜 큰 것 같아요.
Q.많은 분들이 독독독과 미니학습지를 이토록 응원해 주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저희가 엄청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해서 성공한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진심으로 고객분들이 저희에게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의 철학에 동의를 하셨던 것 같고. 회사가 성장하면 할수록 고객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회사가 생각하는 방향이 일치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고객분들이 사업 그만하라고 할 때 까지 사업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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