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만들 수 있다면 디자이너는 무엇을 해야할까?
Ryan Jang • Product Design Lead
이 포스트는 채널톡에서 진행한 프로덕트 디자이너 밋업에서 발표한 세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2026년 3월 11일 수요일 저녁, 채널톡 오피스에서 B2B 디자이너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해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ChatGPT에 프롬프트 몇 줄 입력하면 PRD가 나오고, Lovable에 설명 한 문장 던지면 UI가 나오고, Claude Code에 요구사항을 붙여넣으면 코드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AI가 다 실행해주는 시대에, 디자이너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저의 고민과 생각을 공유해볼게요.
AI는 이미 많은 것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안 되는 것보다 되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모델은 점점 빨라지고 저렴해집니다. Claude를 만들고 있는 Anthropic은 이미 Claude를 사용해 Claude를 만듭니다. 기존 SOTA(State of the Art) 모델보다 2배 좋은 성능을 가진 모델이 1년, 7개월, 4개월마다 출시되고 있어요. AI가 침범하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AI가 오퍼레이션을 담당하는 레이어가 되면, 사람의 역할은 그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의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실행력이 병목이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만들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실행이 아니라 사람의 사고가 병목입니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왜 이 솔루션이어야 하는지, 이게 지금 우리 제품과 유저에게 맞는지. AI는 제안할 수 있지만, 대신 책임져주지는 않아요.
클로드 코드 해커톤의 주요 수상자에 개발자가 없습니다. 이제 어떻게 만드느냐 보다 어떤걸 만들어야하는지 문제를 발견하고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될거에요.
저는 디자이너를 이렇게 정의하려 합니다.
발견(Discover):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Define): 문제를 정의하고
선별(Select): 솔루션을 선별하는 사람
AI는 이 세 단계 전반에서 오퍼레이션 레이어를 담당합니다. 발견 단계에선 패턴 분석을, 정의 단계에선 가설 검증을, 선별 단계에선 옵션 생성을 맡습니다. 사람은 각 단계에서 방향을 잡고, AI에게 가이드하고, AI가 발산한 결과물들에 대해 선별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해요. 이건 아직 AI가 못하는 것이고, 우리는 여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안목(Taste)은 "어떤게 좋은 제품인지" 판단하는 힘입니다. 두 개의 UI가 기능적으로 동일해도, 하나는 쓰고 싶고 하나는 아닌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감각이에요. AI가 수백 개의 옵션을 제시해도, 어떤 것이 우리 제품에 맞는지 알아보는 감각을 길러야합니다.
AI가 생성하는 평균적인 결과물이 넘쳐날수록, 좋은 Taste를 가진 디자이너는 더 귀하고 대우받게 될 겁니다.
판단력(Judgement)은 "어떤걸 선택하는게 맞는지"를 결정하는 능력입니다. 옳은 문제를 발견하고, 고객과 시장,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복잡한 트레이드오프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이에요.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맥락을 소화하고, 패턴을 인식했다고 해도 결국 그 결과를 선택하고 적용하는 '책임'은 인간이 져야 하니까요.
더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디자이너라면, 단순한 실행자 역할을 넘어 메이커로 역할할 수 있어요.
마인드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자연스럽게 그렇게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디자인 팀이 AI가 어떻게 동작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팀의 기본 AI 세팅을 디자인 팀 Repo + Claude Code CLI로 통합했습니다.
AI를 통해 작업한 내용은 모두 팀에 공유되고, 팀에서 활용하는 AI 시스템은 매 세션마다 고도화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터미널에 손이 안 가서 옮겨오기 힘들어하는 팀원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스스로 터미널을 열고, 작업 PR을 올리고, 본인의 문제 해결을 위한 툴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어요.
우리 팀이 일하는 마인드셋, 제품을 만들 때 지켜야 할 핵심 가치도 문서화했습니다.
팀원 레벨에 따라 기대하는 역할과 성장 방향도 문서화했어요. 주니어는 정의된 문제를 깊이 있게 풀고, 미들은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며, 시니어는 팀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얼라인을 맞춰가고 있어요.
AI가 주어진 과제를 잘 실행을 하려면 AI에게는 명확한 기준선이 필요합니다. 이 때 디자인 시스템이 그 역할을 합니다.
기존에는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목적이 "반복 작업 줄이기, 일관성 확보, 커뮤니케이션 비용 절감"이 목표였어요. 이제 디자인 시스템은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하도록 돕는 근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디자인 시스템의 역할을 넘어 앞으로는 디자인 시스템을 넘어 디자인 플랫폼의 역할까지 수행하려고 목표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는 경로의 거리를 0에 가깝게 만들거에요.
모델이 더 성장할수록 AI가 Taste와 Judgement 영역에도 진입해올 겁니다. 앞으로 많은 직업이 실 작업은 AI가, 방향을 가이드하고 결과를 감독하는건 사람이 하는 구조로 변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 다음 단계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AI를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용도로 씁니다. 이 방식으로도 개인 생산성은 올라가지만, 생산성이 극적으로 높아지거나 원하는 품질에 일관되게 도달하기는 어려워요. 매번 AI를 열어 물어봐야 하고, 결과물은 매번 다르고, 경험이 시스템으로 축적되지 않습니다.
제너럴 AI 모델에 질문만 던지는 것과, 시스템을 설계해서 AI를 운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AI 모델과 툴을 연결하고,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원하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오도록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저 인터뷰 녹취가 들어오면 → 자동으로 핵심 발화를 추출하고 → 기존 VoC 패턴과 비교해 → 발견된 문제를 정해진 포맷으로 정리하는 워크플로우를 구축할 수 있는가. 이것이 단순 프롬프팅과 오케스트레이션의 차이예요.
이 역량은 디자이너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일관된 디자인이 나오도록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왔어요. 컴포넌트를 정의하고, 사용 규칙을 만들고,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오도록 체계를 설계하는 것. AI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도 같은 원리입니다.
AI가 실행을 맡는 시대, 디자이너의 역할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더 본질적인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당신은 지금 AI에게 의사결정을 맡기고 있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AI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나요?
Taste와 Judgement를 키우고, 나머지는 알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디자이너. 이것이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입니다. 본질에 집중해 AI 시대에 살아남는 디자이너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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