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디자인,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B2B 디자이너 밋업 후기

Ryan Jang • Product Designer Seunghwan Jang.

  • 디자인

이번 3월, B2B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날 현장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밋업의 시작, 그리고 현장 분위기

3월 어느 저녁, 역삼역 GS타워 오피스에 하나둘씩 모였습니다. 각자 회사에서 겪는 다양한 고민을 안고, 누군가는 새로운 시도를, 누군가는 실패담을, 또 누군가는 답답함을 풀고 싶어 왔죠. 오랜만에 커뮤니티 멤버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 반가움과 약간의 긴장감이 공존했습니다. 저녁 시간, 준비된 피자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됐어요.

행사는 10분씩 발표 후 자유 네트워킹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표자들은 실무에서 겪은 진짜 경험과 고민,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솔직하게 공유해주었고, 모두가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발표와 토론, 그리고 실전 인사이트

1. 나민경(채널톡) – AI 에이전트의 투명성과 신뢰성, 그 미묘한 균형

첫 발표는 채널톡의 MK님이 열었습니다. 채널톡은 결국 고객사의 엔드유저가 사용하는 서비스인 B2B2C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사가 AI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할 때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고민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엔드유저에게 (고객사는 좀 더 사람 느낌을 주기 위해 빼고 싶어하는)출처를 보여줘야 할 지, AI의 고정 메시지의 수정은 어디까지 열어둘지 등 실무에서 부딪힌 디테일한 문제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었습니다. "그냥 각 고객사에서 한 설정이 잘 반영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개발자가 알아서 뚝딱 해주셨다"는 얘기에 모두 웃음이 터졌죠.

2. 서정민(핵클) – 하나의 제품, 완전히 다른 유저들

두 번째 발표는 핵클의 서정민님이었습니다. 핵클은 그로스를 위해 데이터 분석, CRM 마케팅, 기능 플래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요. 정민님은 한 제품 안에 PM, 개발자, 마케터 등 서로 다른 직군과 타겟 유저가 섞여 있을 때, 어떻게 일관된 경험을 만들지 고민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기능별로 타겟이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메뉴에 모여야 하는 현실 등, B2B 서비스의 복잡함이 잘 드러났습니다. 현장에서도 "우리도 비슷한 고민했다"는 공감이 많았고, UT나 인터뷰에서 '진짜 적합한 사용자'를 찾아야 제대로 된 피드백이 나온다는 경험은 B2B 제품에서 특히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3. 양지윤(윈들리) – 디지털 리터러시 없는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세 번째 발표는 윈들리의 양지윤님이었습니다. 윈들리는 해외 구매 대행과 위탁 판매를 하는 셀러들을 위한 SaaS 에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UI나 어포던스, 위치의 위계가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던 경험을 공유해주셨어요. 윈들리의 주요 사용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프리랜서, 1인 사업자, 부업러 등이라 명시적인 텍스트와 확실한 가이드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연동 과정에서 가이드 이미지와 레드박스, 입력 필드 배치 등으로 불필요한 상담이 줄어든 사례도 들려주셨죠. "텍스트로 적혀 있지 않은 버튼은 인식하지 않는다"는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4. 김준영(웨이커) – 데이터 시각화, 실전에서 답을 찾다

네 번째 발표는 웨이커의 김준영님이었습니다. 웨이커는 주식 관련 비정형 데이터(뉴스, 매수/매도 데이터 등)를 분석한 데이터나 분석 데이터로 만든 UI 위젯을 판매하고 있어요. 비정형 데이터를 실질적인 투자 인사이트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실전 팁을 공유해주셨어요. 아직 제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고객이 많은 상황에서, 내부자 매수/매도 비율 데이터를 활용해 주식 매수·매도 상황판을 만든 과정, 그리고 날씨앱에서 영감을 받은 UI 설계 등 다양한 이터레이션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5. 익명 참가자 – 팀원들을 고객 중심으로 설득하기

다섯 번째 발표는 익명 디자이너님의 경험담이었습니다. 도메인 전문가인 PO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 중심적인 문서 작성법과 팀원들에게 고객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다양한 시도를 소개해주셨어요. 비즈니스 임팩트와 고객 행동을 연결하는 지표-고객 행동 트리, PRD 문서에 VoC를 항상 넣는 템플릿화, 슬랙에 VoC 요약을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등 실질적인 팁이 많았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문서에 묻히지 말자"는 말이 오래 남았어요.

6. 백은규(라플라스 애널리틱스) – 망한 기능 CPR, 리서치의 힘

여섯 번째 발표는 라플라스 애널리틱스의 백은규님이었습니다. 라플라스 애널리틱스는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활용해 깊은 분석과 시각화 기능을 제공하는 SaaS 에요. 기존 대시보드 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 포괄적이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한 경험을 공유해주셨어요. 고객 인터뷰와 사용자 저니 맵, 상담 내용 분석을 통해 제품 개선 방향성을 발견한 과정, 그리고 실제로 높은 Adoption rate을 달성한 스토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7. 서유라(데이터라이즈) –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식

마지막 발표는 데이터라이즈의 서유라님이었습니다. 데이터라이즈는 쉬운 CRM 마케팅을 제공하는 SaaS 에요. 데이터라이즈 디자이너가 초기 기획부터 릴리즈 후까지 어떤 순서로 일하는지, 어떤 산출물을 가져가는지 등 상세한 과정을 공유해주셨어요.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방지하기 위해 초기 미팅부터 시각화 자료를 항상 준비하는 습관, 개발 전 중간 점검, 다양한 직군과 협업할 때의 어려움 등 실무 팁이 가득했습니다.

네트워킹, 그리고 밋업의 진짜 가치

발표가 끝난 뒤에는 Q&A와 자유 네트워킹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발표에서 미처 다 못한 질문, 각자 회사에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며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과 동료 디자이너로서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킹 시간이 발표 시간보다 짧게 느껴질 만큼,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분위기였어요.

회고와 미래

이날 밋업은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디자이너로서 같은 고민에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연차, 산업, 프로덕트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얻는 뜻깊은 자리였죠. 내가 맡고 있는 제품과 프로세스를 벗어나 다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리프레시가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한 주제로 더 깊게 이야기 나누거나, 네트워킹 시간을 더 늘리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B2B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주제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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