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C2020] 아뜨랑스 정기열 상무 - 상식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 연 800억 브랜드를 만들다

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 비즈 인사이트

[CXC2020]고군분투 - 의지강한 사업가 편 중 아뜨랑스 정기열 상무의 인터뷰입니다. 상식을 뒤엎는 통찰력으로 언제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은 사업 이야기를 보실 수 있어요.


아뜨랑스는 SN패션그룹 산하의 여성의류 쇼핑몰입니다. 소녀나라와 함께 총 800억 원의 연매출을 기록했죠. 올해는 연매출 1,000억 원을 앞두고 있어요.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해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아뜨랑스는 성장했습니다. 코로나가 터진 직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홈웨어 컨셉의 상품을 선보였거든요. 그 결과 전년도 대비 매출이 30% 상승했어요.

놀랍게도 아뜨랑스의 정기열 상무는 매번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사람이었어요. 상식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재구매가 사업의 핵심

아뜨랑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의류 쇼핑몰이에요. 지금까지의 성장을 만들었던 가장 중요한 지표가 뭔가요??

재구매율이에요. 어떤 통계에서 봤는데요, 놓친 고객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데 11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기존고객은 정말정말 소중한 분들입니다. 범람하는 콘텐츠 속에서 우리를 선택해주신 거잖아요. 100명이 들어오면 1~2명이 평균적으로 구매하는데, 얼마가 귀중한 분들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그 1~2명을 등한시하죠. 저희는 재구매가 진짜 우리를 인정해주는 고객의 숫자라고 생각해요.

아뜨랑스는 재구매가 어느 정도인가요?

아뜨랑스는 재구매율이 40% 정도예요. 쇼핑몰 평균이 20% 정도고요.

정말 높은 수치네요. 아뜨랑스만의 재구매를 높이는 방법이 궁금해요.

고객 문의와 리뷰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전에는 게시판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고객의 심리를 알 수 있는 콘텐츠가 많잖아요. 특히 채널톡 같은 채팅 서비스를 통해서 쇼핑하는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요. 그 순간에 어떤 컨설팅보다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죠. 최선을 다해서 고객을 응대하고 어떤 점이 좋아서 클릭했는지 궁금한 점을 거기서 찾아야 하는 거예요. 3개월만 꾸준하게 해도 방향이 나와요.

그게 일이라고 생각되면 다른 일 알아보시고, 정보라고 생각되시는 분들만 사업할 수 있어요. 사실 그 시간은 고객에게도 귀한 시간이거든요. 바쁜데도 얘기를 남겨주는 건 다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친구끼리도 친할수록 싫은소릴 해주잖아요. 애정을 갖고 얘기해주는 고객이 좋아요. 무플보다는 악플이죠.

한 번은 대만 고객이 '퀄리티 챙겨라. 대만 고객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해서 바로 10만 원 충전해드렸어요. 안 좋은 말 하는 사람들이 유별나다고 생각하고 무시하면 안 돼요. 거기에 귀중한 포인트가 있을 수 있거든요.

고객의 악플도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아뜨랑스의 정기열 상무

고객을 알면 본질에 가까워진다

악플이 정말 도움이 된 적도 있나요?

상품을 재진행할 때 별 1개 짜리 리뷰를 많이 봐요. 거기에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찾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허리끈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하면 허리끈을 추가해서 재진행해요. 옷에 안감이 없어서 슬립을 입으니까 덥다고 해서 안감을 추가하기도 했고요. 같은 스타일 옷은 많지만 안감이 있는 옷은 저희한테만 있어요. 데이트 하면서 입기는 괜찮은데 회사에서는 좀 그렇다고 하셔서 기장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도 만들었어요. 한 명 때문에 새롭게 만들기도 해요. 초반에는 한 명 만들어주고 9장은 재고로 남은 적도 많았어요. 그걸 꾸준하게 하다 보면 이 옷을 찾는 고객이 10명 생기는 날이 와요.

여성 쇼핑몰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했다는 소식도 인상적이었어요.

고객이 새벽배송 받았을 때 살균소독 거쳐서 다림질까지 된 옷을 받아서 입고 바로 출근할 수 있도록 준비한 거예요. 고객이 ok할 때까지, 끝까지 가는 거예요. 아뜨랑스는 원래 옷을 주문하면 다림질을 해서 드렸어요. 이번에는 1억을 들여서 물류센터를 완전 업그레이드 했거든요. 기존보다 훨씬 퀄리티 좋은 과정을 거쳐서 상품이 배송되죠. 설계에만 3달이 걸렸어요.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고 많이들 말하는데요, 초격차를 만들어야 해요. 도저히 따라하기 어려운 걸 해내야 가치가 올라가죠.

사진은 아뜨랑스의 쇼룸. 최고의 고객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코로나 같이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큰 시기에는 과감한 도전이 어렵지 않나요?

리테일 쪽이 코로나 시대에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트렌드도 정체되고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성장의 기회를 찾아봤어요. 네이버, 구글의 검색 트렌드를 늘 주시하는데요, 2월에 홈웨어 키워드가 급격하게 상승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홈웨어, 집근처마실룩 같이 데일리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준비했어요. 그 결과 매출이 작년 대비 30% 높아졌죠. 고객을 계속 추적하면 방법이 보여요.

어려운 상황이라는 상식을 넘어서는 도전으로 기회를 만드셨네요

조금만 생각을 비틀어도 기회가 보여요. 쇼핑몰에서 6~8월은 버리는 달이라고 하거든요. 휴가 등 일상 생활이 달라지니까 다들 비치로 가요. 공식처럼 되어있죠. 그런데 여름에 모든 사람들이 다 놀러가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오피스 컨셉인데 평상복에 더 집중했어요. 옷을 더 많이 갈아입으니까 상품 수를 늘리는 전략을 과감하게 택했죠. 그 덕에 비수기에도 매출 하락이 없었어요.

일반적인 공식을 뒤집는 결정으로 아뜨랑스에는 비수기가 없다

족발 가게로 깨달은 장사의 본질

재구매라는 사업의 핵심을 파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10년 동안 요식업에 몸담았어요. 강남 도곡동의 족발 가게를 열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가게를 차리고 나니 타워팰리스가 올라오고, 성공했다는 분들이 다 입주하더라구요. 운이 좋았어요. 거기서 장사의 본질을 깨달았거든요.

손님들이 비싸더라도 질 좋은 음식만 고집하는 분들이셨어요. 게다가 족발은 까다로운 메뉴예요. 집집마다 실력 차이가 극명하거든요. 잘못하면 다 버려요. 그때 사람들이 가격이 싸지 않을 때 오히려 지갑을 연다는 걸 알게 됐죠. 단가는 비싸지만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어요. 다른 곳에서 쟁반국수, 탕수육 같은 서비스 음식 퍼레이드를 펼쳐도 우리는 부침개 하나만 줬어요. 그래도 장사가 잘 됐죠.

품질만으로 고객들이 재구매를 하셨던 건가요? 쟁반국수도 없는데요..?

전단지를 열심히 돌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 번은 다리가 부러져서 전단지를 못 돌린 거예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걱정을 했는데, 매출이 유지되더라고요. 본질인 음식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그때 재구매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재밌었던 게 알고 보니까 그 동네의 룸살롱 왕언니, 조폭 두목 같은 분들이 저희집 음식이 좋아서 많이 주문하셨더라고요. 동네 인플루언서들에게 인정받은 덕분에 재구매가 유지되었던 거죠. 마케팅으로 뜬 회사는 광고비 안 쓰면 망해요.

요식업에 10년 몸 담으며 장사의 본질을 깨달은 정기열 상무. 당시의 경험은 연매출 800억 규모의 여성의류 쇼핑몰을 성장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끊임없는 시장과 고객에 대한 탐구

사실 아뜨랑스는 볼륨을 정말 많이 키워놓으셔서 여러 도전들을 하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신생 쇼핑몰들이 경쟁에서 이기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요즘 잘하는 데 정말 많죠. 춘추전국시대같아요. 예전에도 쇼핑몰이 많았지만 잘하는 사람들은 제한적이었어요. 웬만한 상위 쇼핑몰들을 정해 놓으면 1년은 갔거든요. 요즘은 1년을 못가요. 원래 20~30개 정도의 쇼핑몰을 봤는데, 요즘은 100~200개 정도를 봐요.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을 이해해야 해요. 아까 말씀드린 리뷰나 문의 내용은 기본이고요. 인스타, 네이버, 구글 키워드를 많이 보세요. 특히 여성 분들은 쇼핑을 결정하기 전에 검색을 많이해요. 옷을 미리 사놓거든요. '다음주 결혼식이네?'하면서 일주일 전에 구매하니까 키워드로 수요를 예측할 수 있죠. 과거 이 시점에 휴양지 룩을 어느 정도 검색했는지 보고 올해는 언제 얼마나 준비할지를 보는 거예요. 집요하게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추적해야 합니다.

상무님이 생활 속에서 고객을 이해하는 실전 꿀팁이 있나요?

시장조사를 직접 다니기도 해요. 하객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도 보고, 주말에는 드라마도 몰아서 보는 편이에요. 어떤 옷 입고 나오는지 보려고요. 여성들의 감성을 모르기 때문에 정량적, 정성적으로 끊임없이 관찰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뭘 준비해야 하고 뭘 더 잘 할 지 알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고객만족이라는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 정기열 상무. 여름철에도, 코로나에도 늘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모습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꿈속에서도 리뷰를 보고 계시지 않을까요? 악플, 별점 1점 평에서 끊임없이 개선점을 파악하는 한 아뜨랑스의 정체기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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