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C2020] 마플 박혜윤 대표 - 하고 싶은 건 해야한다. 개인화 굿즈 서비스로 50%의 재구매율을 만들다

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 비즈 인사이트

[CXC2020] 고군분투 - 실행하는 사업가 편 중 마플 박혜윤 대표의 인터뷰입니다. 빠른 실행력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굉장한 사업 스토리를 보실 수 있어요


마플은 커스텀 주문제작 플랫폼입니다. 단 하나의 물건이라도 원하는대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죠. 마플의 박혜윤 대표는 백설공주가 아닌 난쟁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난쟁이의 팬을 위한 제품은 쉽게 찾을 수 없었고, 무엇을 좋아하든 갖고 싶은 걸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박혜윤 대표는 코로나가 오기 전부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물건을 단 하나만 만들어서 판매하는 건 일반적인 공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이죠. 한 명의 구매자로 이윤이 나지는 않으니까요. 박혜윤 대표는 매일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업을 했대요.

하지만 마플은 이제 100억대의 매출을 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크리에이터들의 제품 생산을 돕는 '마플샵'이라는 플랫폼을 런칭했고, 글로벌 매출이 2,800% 늘었죠.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지금의 모습으로 키우기 위해 박혜윤 대표는 어떤 분투의 시간을 보냈던 걸까요.

백설공주가 아닌 난장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플랫폼

올해 런칭한 마플샵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티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미디어나 인플루언서의 영역이 되게 다양하고 작잖아요. 틱톡에서 특히 매출이 높아요. 팬들의 시장이죠. 원래 주문 제작이 가능한 마플을 통해서 상품을 만들다가, 아예 크리에이터 전용으로 더 많은 양을 빨리 제작할 수 있게 도와드리니까 반응이 좋았어요. 3개월 만에 5천명 정도의 셀러가 모였죠.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생겨난 인플루언서의 팬들이 반응하는군요.

10년 전에 하고싶었던 게 마플샵이었던 거 같아요. 요즘 카페에 가보면 아이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현수막도 걸고, 컵 홀더도 만들잖아요. 주인공이 없는데 팬들이 모여서 생일 파티를 하죠.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팬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제가 무명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이제 세상에 가치있는 일을 하고있지 않나 싶어요.

무명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의 마음을 어떻게 잘 아시나요?

저는 난장이의 팬이었어요. 디즈니 매장에 가면 제품들이 정말 많잖아요. 근데 거기 주인공의 팬을 위한 제품들만 있는 거예요. 콘텐츠는 있으니까 공장이랑 연결해서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백설공주의 팬만이 아닌 난장이의 팬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제조업이 되었든 서비스든 모든 분야에 있어서 개인화가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인구는 줄어들고 똑같은 건 싫어하잖아요. 개성까지는 아니지만 원하는 걸 얘기하는 시대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죠.

실행이 시작이다

수제품이 아니고선 단 하나를 위한 제품을 만든다니, 저라면 엄두도 안 났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알아봤어요. 학부는 동양화를, 대학원은 VR을 전공했거든요. 포토샵도 좀 쓰고, 개발도 할 줄 아니까 사이트를 오픈해서 생산만하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생산해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공장, 인쇄소, 동대문 다 가봤는데 티 한 장 팔아서 무슨 돈을 버냐고 하셨어요. 그때 접었어야 했는데... 아무도 접으라는 이야기를 안 해줬죠..

(웃음)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외국은 어떻게 하는지 리서치를 했어요. 유튜브를 봤는데 티셔치를 찍는 기계가 있더라고요. 2,500만 원이었어요. 빚내서 샀죠.

빚을 내어 구매한 티셔츠 맞춤 기계가 마플의 시작이었다

엄청난 실행력이네요. 사실 제가 마플이라는 플랫폼을 알고도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납득이 잘 안 됐거든요. 사람들한테 한 장도 주문제작 해준다는 걸 어떻게 알렸나요?

그때는 사람들이 더욱 소량이 가능하다는 걸 몰랐어요. 처음에 온라인으로 1~2년 정도 했는데 답이 안 나왔어요.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하려고 보니까 너무 비싸더라고요. 당시는 투자나 창업지원이 지금 만큼 활발하던 시기가 아니었고 스타트업도 없었죠. 온라인에서는 광고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보이는 데다 알리자고 생각했어요. 간판을 달려고 홍대, 이태원에 4평짜리 가게를 차렸죠. 5년 정도 운영했어요.

간판을 달기 위해 열었던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 매일 리서치를 했다는 박혜윤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데 처음에는 오프라인으로 성장했군요? 신박하네요.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이 서비스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한 명도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도 매장에 매일 출근했어요. 주말에도 이틀 중 하루는 나가 있었고요. 그때 손님들의 니즈를 세세하게 파악했죠. 매일 고객과 만나서 대화했는데, 그게 리서치 기간이었던 거 같아요. 사람들 생각이 다들 비슷하더라고요.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옆에서 하나하나 보면서 알려드리고, 개선 사항을 반영했어요. 보통은 테스터들을 구해서 개발하는데 저희는 실사용자들이 어떻게 쓰는지 보고 제품을 개발한 거죠. 그때 중학생이었던 친구가 지금은 직장인이 돼서 회사 굿즈를 만들러 오기도 해요.

오프라인 매장 운영부터 사이트 운영, 제품 개발까지 직접 하신 건가요?!

초반에는 어느 회사나 그럴 거예요. 사람이 몇 명 없으니까 티도 찍고, 포장도 하고, 배송도 가고. 사이트에 배너도 만들었다가 매장 간판도 바꾸고 그랬어요. 특히 저는 CS(고객응대)를 6년 가까이 했어요. 1번 전화를 직통으로 받았죠. 견적이나 디테일한 정보를 드려야 하는데 누군가가 충분히 알 정도로 교육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매장에서도, 전화로도 늘 고객과 직접 대화하면서 서비스를 키워왔어요. 상품 수도 계속 늘리면서요.

중독적인 고객만족으로 50%의 재구매율을 만들다

의도치 않게(?) 고객중심적으로 비즈니스를 해오신 건가요?

마플은 미리 만들어놓은 제품을 유통하는 게 아니잖아요. 고객이 원해서, 고객의 요청으로부터 제품 생산이 가능해요. 그러니까 고객이 만족을 못하면 의미가 없는 거죠. 만약에 어린이날에 행사를 하는데 행사에 맞춤제작한 티셔츠가 없어요. 그 때 대체품이 없잖아요. 고객의 요청으로부터,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고객중심이 안 될 수가 없었어요.

마플 홈페이지에서는 약 48,000여 개의 고객 후기를 볼 수 있다

고객들이 만족스럽게 사용하시는 걸 보면 성취감이 크실 것 같아요.

후기를 전부 보는데요, 가족여행을 가서 입으시거나 시합에 나갈 때 입고 경기에서 이겼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올려주세요.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녹아 들어간 모습이 좋죠. 재구매율이 50% 정도예요. 나만의 물건을 만드는 것 자체에 중독되시는 것 같아요.

대표님도 마플을 이용하시나요?

제가 혁오 앨범자켓을 그리셨던 작가님을 좋아하는데요, 마플샵에 입점신청을 하셨더라고요. 지금 사용하는 폰케이스도 마플에서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마플에서는 600가지가 넘는 제품을 원하는대로 주문제작 할 수 있다

박혜윤 대표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지금 이렇게 대표님이 원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폰케이스로 만들기까지 쉼 없이 달려오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버티셨어요?

어떻게 보면 큰 목표가 없어서 해낼 수 있었어요. 1,000억 이런 목표가 있으면 현실이랑 차이가 크니까 스트레스도 커지잖아요. 버티기도 힘들고요. 데이터를 보고, 분석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그런 걸 잘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건 그분들의 영역이죠. 저는 굉장히 직관적인 편인 것 같아요. 서비스도 빨리 만들고 금방 갈아 엎고. 워낙 실무를 오래 해서 저는 지금도 한 시간에 티셔츠를 400장 접을 수 있어요.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음식점도 해봤어요. 김밥을 되게 좋아하는데 밥먹을 시간이 없더라고요. 점심 먹으러 갈 시간이 없어서 저녁 7시에 먹고, 새벽 12시에 밥 먹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회사 밑에 김밥집을 차렸어요. 그때 음식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남은 김밥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하다가 접었어요.

(웃음) 일론머스크세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으시네요.

그림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뭔가를 만드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여쭤볼게요. 10년 뒤에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실 것 같나요?

지금까지도 여유나 자유가 없어요. 마플은 제조업도, IT업도, 디자인 회사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카테고리를 규정하기가 어려우니까 경력을 가진 분이 오셔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아직 제가 할 일들이 많아요. 10년 뒤에는 저만을 위한 시간을 주고 싶어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엄청난 실행력의 박혜윤 대표


모든 대답이 예상을 뒤엎는 인터뷰였습니다. 시작부터, 박혜윤 대표의 머릿속에 미래 모습까지. 대단하고 놀랍고 신기함의 연속이었어요. 10년 뒤에는 또 어떤 걸 만들어주실지 진심으로 기다려집니다. 대표님 앞으로도 계속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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