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C2020] 아이겟 정주황 대표 - 폭발적 성장 중 코로나라는 벽을 만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

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 비즈 인사이트

[CXC2020] 고군분투 - 의지강한 사업가 편 중 아이겟 정주황 대표의 인터뷰입니다.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코로나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아이겟은 인기있는 공연을 최저가에 볼 수 있는 공연 구독 플랫폼입니다. 2019년 하반기에 런칭 하자마자 공연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죠. 3개월간 매출이 10배 성장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놀라운 결과를 냈어요.

그런데 2020년 1월, 갑자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났습니다.

바이러스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었고 사람들은 마음 놓고 바깥을 나갈 수도, 여럿이 모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공연 업계는 직격타를 맞았죠. 거리두기 1.5단계부터 100명 이상의 대중음악 콘서트가 불가능하니까요. 수많은 공연이 취소되었고, 소규모 공연장들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정주황 대표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공연업계에 몸 담은 지 7년, 그는 이 시장을 이해했고 고객이 아이겟을 원한다는 걸 경험했거든요. 정주황 대표는 코로나를 버티는 게 아니라, 또 다른 폭발적인 성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라는 벽을 만나다

공연업계가 코로나의 직격타를 맞았어요. 요즘 어떠신가요?

사업을 시작하고 7년 동안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정말 역대급 위기였습니다. 메르스, 사스 등 여러 전염병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티켓을 여는 정도죠. 티켓이 열릴 때마다 무조건 매진이 되는데 다시 거리두기가 상향되고 하면서 업앤다운을 반복하고 있어요.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내고 있죠.

저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항상 위기를 겪죠. 가장 중요한 건 비전과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겟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비즈니스 모델이 잘 작동한다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여러 번의 피봇팅을 거치면서 사업을 해왔는데요, 아이겟은 확실히 달랐어요. 작년 말에 서비스를 런칭 하자마자 매우 빠르게 성장했으니까요. 사업의 본질인 고객을 알았기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정주황 대표는 시장의 반응을 확인했기에 아이겟의 재도약을 확신한다

고객을 배움의 대상으로 마주하다

여러 번의 피봇팅을 거쳤다고 하셨어요. 아이겟 이전에는 어떤 사업들을 하셨나요?

7년 동안 공연 업계에 있었어요. 홍대 인디 공연 예매 사이트도 만들고, 공연장 대여 사업도 했어요. 그런데 한 달에 10명, 100명 이런 정도만 방문을 하는 거예요. 사업이 지속될 수가 없었어요. 아이겟을 하기 전에는 사실 고객들이 왜 내가 만든 서비스를 몰라주지? 교육을 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단단히 잘못된 생각이더라고요. 고객이 뭘 원하는지 찾아서 준비하고, 고객들에게 이런 게 있다고 잘 알려야 했어요. 고객은 절대 교육의 대상이 아니에요. 거꾸로 제가 고객으로부터 배워야 하죠.

고객으로부터 배워야겠다고 생각이 달라진 계기가 뭔가요?

공연 업계를 점점 더 깊이 알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드려야 겠더라고요. 퀼트나 십자수를 하면 한 땀 한 땀 공간을 채워 나가면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게 되잖아요. 그런 기분이었죠. 처음에는 고객들이 왜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보러 가지 않는 거지? 교육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랫동안 이 업계에 있으면서 공연 시장을 소비하는 사람, 심지어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아졌어요. 더불어 공연 업계의 회계에 관한 구조적인 문제를 발견했고요. 점점 업계와 고객을 이해하니까 방향이 명확하게 보이더라고요.

아이겟이 바꾸고 싶은 문제는 뭔가요?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었던 건 고객의 문제였어요. 전체 인구 중 공연을 즐기는 사람은 10% 안팎이에요. 소득 수준과 상관 없이요. 왜 이렇게 공연을 안 보는 걸까 리서치를 해보니 비싸서 안 보는 사람들이 70% 정도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잖아요. 똑같은 가격인데 왜 어떤 사람들은 공연을 계속 보고, 어떤 사람들은 안 보는 걸까 궁금해서 설문을 해봤어요.

둘의 차이를 만드는 게 뭔가요?

처음에 경험한 공연이었어요. 인생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공연이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쯤 되어서 대학로 같은 곳에서 하는 공연들이 많았어요. 초대권이나 쿠폰을 받아서 보는 케이스죠. 퀄리티가 좋은 공연을 접하지 못했던 거예요. 공연에 대한 첫경험이 안 좋으면 시간이 흘렀을 때 공연을 보지 않더라고요. 지속해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인생 첫 공연은 비싸고 질 좋은 작품들이었고요.

재밌네요. 대표님이 직접 리서치를 하신 거예요?

정말 고객의 니즈가 궁금해서 직접 구글 서베이 폼을 만들어서 했던 거예요. 300명 정도가 서베이에 참여해주셨죠. 설문조사 대행사는 비용이 너무 높아서 직접 뿌리고 다녔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서치로 '고객'이라는 불특정 다수를 이해했다

고객이 많을수록 해결이 쉬워진다

고객의 니즈는 잘 알았지만 그렇다고 비싼 공연의 가격을 낮추는 건 어렵지 않나요?

공연 업계에 오래 있으면서 구조적인 문제도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거기서 해결 방법을 찾았죠. 보통 뮤지컬 같은 경우는 3~7개월까지 하나의 시즌을 지속해요. 그런데 한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공연 회사들이 돈을 못 받아요. 티켓을 판매하는 예매 사이트에서 시즌이 끝나야 정산을 해주거든요.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서 예전보다는 개선되고 있지만, 예매 사이트들이 지원도 많이 해주고 실제 판매도 많이 발생하니까 의존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한 회차 당 1~2억 정도고, 3개월이면 몇백 억이니까 그 돈으로 금융 수익으로 이자만 발생해도 꽤 큰 이윤을 낼 수 있죠. 그러다보니 정산을 최대한 늦추려고 해요. 이런 맹점을 파악하고 우리는 정산 바로 해 줄테니까 대형 예매 사이트보다 표를 싸게 팔라고 제안했어요. 기획사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을 개선해주는 좋은 파트너니까 마다할 이유가 없죠.

공연 업계에서의 잔뼈 굵은 경험에서 나온 해결 방법이네요. 인기있는 공연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나요?

'레베카', '아이다' 같은 인기 공연들의 티켓을 구했어요. 항공 티켓도 날짜가 임박할수록 가치가 떨어지잖아요. 위치가 안 좋은 티켓을 싸게 팔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그런 티켓들을 공략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아이겟을 통해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좋은 티켓들도 더 싼 금액으로 살 수 있게 되었죠. 회원이 늘면 늘수록 기획사와 거래할 때 협상 우위에 서고 할인율도 늘어났어요.

3개월 동안 10배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하셨을 것 같아요

회원이 늘수록 조건이 유리해지니까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죠. 먼저 고객이 모인 곳을 찾았어요.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광고를 돌려봤죠. 이전에는 몰랐는데 트위터에 공연 덕후인 분들이 많더라고요. 광고 효율이 제일 좋았어요.

그 다음에는 고객이 끌리는 메시지를 테스트 해봤어요. 서비스의 장점을 나타내는 문장을 생각나는대로 다 적어봤죠. 100개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여러 형태로 메시지를 만들어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를 돌렸어요. 수천 가지는 됐을 거예요. 그렇게 아이겟의 슬로건을 찾았죠.

'인기있는 공연을 3만원대에 보세요' 정주황 대표의 명함 뒷면에는 수천 번의 테스트로 찾아낸 문장이 새겨져 있다.

코로나 이후의 순탄한 항해를 기다리는 중

원래 컨설팅 펌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사업을 그만두고 능력있는 직장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사업은 한 만큼 보상받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 할 거예요. 아버지를 보면서 배웠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생활환경 폐기물 관련 사업을 하셨는데, 새벽부터 현장을 도시면서 땀흘리며 사업을 키워 오셨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돌아오는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했죠. 코로나 같은 일이 생겨도 이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찾으면 저는 계속 사업을 할 수 있어요. 그에 따른 책임도 제가 지는 거고요.

코로나 이후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좋은 공연에 대한 가격적인 진입장벽을 낮추면 시장은 폭발할 거예요. 2008년에 저가항공이 등장하고 나서 10년 동안 항공 시장 전체가 2.5배나 커졌어요. 그렇게 큰 시장 안에서 저가 항공이 차지하는 비율은 35%나 달하고요. 자기들이 커지면서 시장 자체를 키운 거예요. 공연시장 안에서도 좋은 공연의 진입장벽을 낮추면 시장을 키울 수 있어요.

코로나로 힘든 수많은 대표님들께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신다면?

스타트업은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어려움을 겪고 나면 더 강해져서 다른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예요. 채널코퍼레이션 김재홍 부대표가 말하는 '파도이론'이라는 게 있는데요, 항상 파도는 오고 한 동안 파도가 오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더 큰 파도가 몰려온다는 거예요. 코로나라는 엄청난 파도를 잘 넘기면 순탄하게 항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코로나로 무관중 온라인 공연이 늘어났습니다. 방구석 콘서트라는 개념도 새롭게 생겨났어요. 그만큼 공연에 대한 관중들의 욕구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의미겠죠. 공연장의 열기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일상으로 얼른 회복되기를, 정주황 대표의 순탄한 항해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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