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C2020] 더잠 홍유리 대표 - 1만 명의 피드백이 처음 만나는 언더웨어로 탄생하다

Kate • Eunji Lim, HQ People Team Lead

  • 비즈 인사이트

[CXC2020] 고군분투 - 실행하는 사업가 편 중 더잠 홍유리 대표의 인터뷰입니다. 사업의 시작부터 코로나의 극복까지, 모든 걸 고객에게서 답을 찾고 실행해 나가는 사업 스토리를 보실 수 있어요.


더잠은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입니다. '오롯이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여성의 몸을 위한 편안하고 아름다운 속옷을 선보이고 있죠.

몇천억 대의 대기업이 장악했던 속옷 시장에서 더잠은 투자 없이 살아남았어요. 코로나로 국내 언더웨어 시장이 10% 위축된 상황에서도 더잠은 매출을 올렸습니다.

대기업을 상대로 살아남았던 이유도,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더잠 홍유리 대표의 끈질긴 고객중심 의사결정이 있었습니다.

고객의 답으로부터 코로나를 극복하다

패션 업계도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더잠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은 없으셨나요?

코로나 이후로 내의시장 매출의 10% 감소했어요. 전체 시장 규모가 2조 원이니까, 2,000억 원 정도의 큰 손실이 일어난 거죠. 다행히도 저희는 고객분들 덕분에 잘 버티고 있어요.

코로나를 어떻게 버티고 계세요?

고객분들께서 저희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주세요. 바깥 활동이 어려우니까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집에서 입는 옷을 더 편하게 입고 싶다는 의견이 늘어났어요. 여성들도 반바지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드로즈를 새롭게 출시했죠. 생리대를 붙일 때 문제는 없는지, 움직였을 때 편안한지 등등 하나하나 의견을 여쭤보면서 만들었죠. 원마일웨어(1-mile wear)라고, 집 근처 반경 1마일을 나갈 때 입는 옷도 개발했어요. 올해 매출의 20%가 홈웨어에서 발생하고 있고요.

고객은 홍유리 대표에게 어떤 문제의 순간에도 해결책을 주는 존재다

고객이 원하는대로 실행하기

언제부터 고객으로부터 답을 찾기 시작하셨나요?

예전에는 상위 20%의 히어로 상품이 한 회사를 먹여 살렸어요. 지금은 달라요. 나의 취향을 저격한 상품이 중요하죠. 매출이 잘 나오는 상품은 계속 바뀌어요.

그리고 속옷시장은 양분화가 심해요. 매출 몇천 억대의 큰 회사들과 100억 미만의 작은 업체들이 시장을 이루고 있죠. 중간이 없어요. 대기업은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우리는 고객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걸 준비하는 게 최선이에요. 게다가 더잠은 투자금 없이 시작했거든요. 더욱 치열하게 대기업을 상대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어떻게 고객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나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고객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작업지시서를 올리면 그걸 보고 고객들이 어떤 색깔, 디자인이 좋다 답변을 해주는 식이죠. 댓글 수에 따라서 반응을 보고 물량을 결정해요.

기획부터 물량 발주까지 고객과 소통하며 제작되는 더잠의 상품

고객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반응을 해주다니 부럽고 신기하네요.

고객들이 참여했으니 스스로가 만든 제품으로 애착을 가져주시더라고요. 고객만족도 조사도 일찍 시작했어요. 사업 초기부터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한 번 보내면 600만 원 정도가 들거든요. 근데 10,000명 넘게 회신을 주세요. 그것도 엄청 정성들여서 답변을 해주시죠. 처음 그런 답변을 받았을 때 보자마자 다 인쇄해서 집에 갔어요. 2주 동안 출근도 안 하고 그것만 읽었죠. 그 안에 갈길이 다 있더라고요. 고객들은 정답을 다 알려주세요.

직원 모두가 고객의 페르소나

여러 커머스 대표님들을 대상으로 퍼포먼스 마케팅 강연도 하셨더라구요. 더잠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 예산은 어느정도 쓰세요?

하루에 페이스북에만 400만 원 정도 쓰고 있어요. 한국인 상담사가 없던 초창기부터 집행한 덕분에 데이터도 많이 쌓였죠. 지금도 새로운 광고매체가 나오면 무조건 돈을 써요. 효과가 있는지 빠르게 테스트 해보고 예산을 조정하는 거죠.

그렇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

상품을 제작하는 방식과 똑같아요. 고객의 입장으로 역지사지를 해보는 거예요. 저희는 전직원이 광고기획을 하거든요. 30명 넘는 여성 직원들이 있어요. 상품 기획팀은 제작을 하기 때문에 상품의 본질을 가장 잘 아니까 마케팅에 참여하죠. 디자이너, 사업전략본부, MD도 다 같이 만들어요. 마케팅팀은 여러 광고 소재를 재가공하고 세팅 및 분석하고 있죠. 직원 모두가 저희의 고객이기 때문에 각자 한 달에 하나씩만 아이디어가 생겨도 소재가 떨어질 일이 없어요.

더잠은 고객을 알기에 과감하게 마케팅에 투자한다

내부에서 페르소나를 찾는 거네요?

맞아요. 작은 컵 사이즈의 속옷은 그 컵을 입어본 사람이 가장 잘 알거든요. 저는 2년 전부터 드로즈를 입었는데요, 제가 드로즈를 많이 알기 때문에 광고도 타깃에 맞게 만들 수 있어요. 써봐야 알고, 써본 사람이 가장 잘 알아요.

고객이라면 누구든 훌륭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거네요.

그렇죠. 예전에 발리에 갔을 때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요. 완전 시골에 허름한 매트리스 매장에 갔어요.

침대에 누워보래서 누웠다 일어났는데, 알고보니 매트리스에 사탕을 뿌려놨더라구요. 전혀 몰랐어요. 같이 갔던 40명 중 10명이 바로 사더라고요. 그러고 옆 방으로 넘어갔는데요, 제가 사실 처음에 안 산 이유가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들었던 라디오광고 때문이었거든요. '한국에도 배송되니까 현지에서 라텍스 사지마세요'라는 광고가 나왔어요. 그런데 그 방에서 매트리스 두 개를 톱으로 자르더라고요. 하나는 한국에 배송되는 상품, 하나는 발리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이라고요. 그때 절반 넘는 사람들이 샀죠.

(웃음) 와, 치밀하네요.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또 다음 방으로 가니까 '아이 낳을 계획 있지 않으세요?' 하면서 작은 라텍스 베개를 팔에 끼우고는 끼워놓고 자도 된다고 하는 거예요. 아이가 없는데 살 뻔 했잖아요. 진짜 마지막 방으로 한 번 더 갔어요. 가자마자 판매원이 '결혼하면서 부모님한테 손 많이 벌리셨죠?'하는 거예요. 압축해서 캐리어에 넣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더라고요.

전문 마케팅 기술과 거리가 먼 발리 시골의 작은 가게에서 마케팅 지식 없이 실생활에서 마케팅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실행력을 길러준 종합 예술의 경험

이제 10년 경력의 대표가 됐어요.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셨잖아요. 그 정도면 천성이 아닐까 하는데요, 원래 사업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어렸을 땐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어릴 적 만난 어른들을 뵈니까 '사업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구요. 모든 걸 다 하고 싶어하고, 다채로운 지식을 가진 사람이 사업을 하면 좋다고 해요. 한국 디지털 미디어 고등학교를 나왔는데요, 공부가 아니라 실무 중심의 학교예요. 전부 1인 1노트북을 갖고 어도비에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다 배울 수 있는 곳이죠. 앱으로 키운 야채로 급식을 먹기도 했어요. 졸업 요건은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는 건데요, 직접 연기하고 영상까지 제작해야 해요.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한 뒤에 건축학과에 진학했어요.

건축학과에 지원했던 이유가 뭐예요?

건축학과는 공대에 있는 유일한 예술학과라고 해요. 집을 지으려면 인문학적인 이해가 엄청 깊어야 하거든요. 미적인 감각도 필요하고요. 대학에서 정말 다재다능하고 잡학다식한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었죠.

건축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도 하니 공부도 오래해야하죠. 5년제예요. 1학년 때는 집, 그 다음부터 미술관, 구청, 마을, 시 이렇게 점점 넓은 공간의 건축을 설계하고 졸업해요. 건축을 하다보면 빛, 행동 반경, 동선, 바깥 차량의 움직임 같은 인간의 모든 생활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어요. 이런 경험들이 고객을 생각하는 깊이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해요. 올해 매출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올해는 160억 원 정도를 예상해요. 안다르, 젝시믹스 등 요가복으로 초반 시장이 잘 형성되었고 속옷 시장도 점점 더 커지고 있으니까요. 트렌드적으로 맞기 시작한 거예요. 이제는 투자자 분들이 먼저 연락을 해주세요.


작업 지시서부터 마케팅 아이디어까지 고객으로부터 컨펌받는 더잠. 대표님이 출근도 안 하고 2주 동안 읽었던 설문 결과는 어떤 경영 리포트보다 값진 인사이트로 가득했을 것 같아요.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기에 앞으로도 살아 숨쉬며 활기있게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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